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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즐거운데 군주는 괴로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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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즐거운데 군주는 괴로운 나라
  • 전민일보
  • 승인 2017.03.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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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즐거운데 군주는 괴로운 나라’요즘 방영하는 사극 ‘화랑’에서 신라 진흥왕이 권좌에 오르기 전에 품은 임금관이다.

참 현명한 통치철학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 애국의 마음으로 등극했으니 신라를 중흥 시키고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임금이 되었을 게다. 역사적으로 보면 성군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다.

확고한 통치이념을 가지고 오로지 백성만을 위할 때 성군이 되었다. 우리가 존경하는 조선의 세종대왕이나 정조 임금이 이런 임금이 아니었나 싶다.

진흥왕은 그런 마음으로 통치를 하여 나라를 일으켰다.

농사와 양잠을 장려하고 세금을 줄여주어 백성들이 배고프지 않고 살아가게 했다. 또 화랑도룰 창설하여 나라의 기둥감을 길러냈다.

넉넉한 살림이 되니 백성들은 임금을 존경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그 힘으로 군대를 양성하고 무기를 갖추어 나라 땅을 넓혀나갔다.

경상도 귀퉁이에 몰려 있던 신라가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함경도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 땅을 둘러보고 세운 순수비가. 창녕 북한산 황초령 마운령에 지금도 남아 있다.

보통 군주들은 어쨌는가. 자기의 자리를 지키려고 정적을 물리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귀양을 보냈다. 집권세력과 결탁하여 세금을 많이 거두고 호의호식하는 꼴이었다. 백성들은 개나 돼지 같은 것들로 취급하고 호족들의 땅을 나누어 주어 세금이나 내도록 하면 되었다.

백성이 즐겁도록 베푼 군주가 드물었다. 오죽하면 노비를 해방시켜 양민을 만들어 주어도 세금이 무서워 나가지 않았다 한다.

원체 살 수 없으면 고향을 떠나 산적이 된 일이 많았다. 임꺽정은 실제로 있었던 산적이고 소설 속의 홍길동도 있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풍족하게 살도록 농사직설을 지어 농사법을 알리고, 병을 누구나 고칠 수 있게 한약집성방을 편찬도록 하였다.

그런데 백성들이 한문을 읽을 수 없어 널리 펼칠 수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한글을 창제 하게 되었다.

세금을 공정하게 매기려고 땅의 등급을 정할 때 여론 조사를 여러 차례 하여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했다.

15세기에 벌써 민주주의를 실천한 왕이다. 그러느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심하여 병을 얻었다.

오늘의 당뇨병을 앓아 눈도 보이지 않고 종기가 나도 낫지 않았다. 두통, 이질, 부종, 풍증, 수전증 등으로 고생했다.

오래 살아야 할 대왕이 아깝게도 54세에 승하하셨다. 백성을 즐겁도록 한 훌륭한 대왕이라 후세에 길이 남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사정을 보면 한심한 마음이 든다. 대통령이 나라 살림을 하나의 개인에 의해 농단하게 하였으니 국민이 즐겁겠는가.

나라의 살림을 맡았으면 국민이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통치자는 높은 자리에 앉아 권력을 휘두르라고 뽑은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국민은 밥은 굶지 않고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더 큰 욕심은 버리고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어야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은 그런 조건을 갖추고 살아가는 나라다. 소득이 높은 게 아니라 마음이 편하게 사는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는 백성은 즐거운데 군주는 괴로울 게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를 고심할 게 아닌가.

곧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 같다. 늦어도 12월 이전에 하게 된다.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자가 열 손가락을 넘는다.

모두 나라를 잘 이끌겠다고 공약을 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 일자리를 만들겠다.

국민이 고루 잘 살게 하겠다. 듣기 좋은 공약을 어찌 그리도 잘 찾는지 모른다.

우선 표만 얻고 인기를 올리려는 속셈이다. 대통령이 되면 나 몰라라 할 공약들이다. 나는 대통령은 괴로운데 국민이 즐거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원천적인 공약을 하는 사람을 뽑겠다. 이보다 더 거대한 공약이 어디 있을까. 국민들이 선택을 잘하여 모두 즐거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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