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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태극기의 극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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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태극기의 극한 대립
  • 전민일보
  • 승인 2017.03.0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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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말마다 도심 광장에서는 촛불과 태극기의 세 대결이 격해지고 있다.

촛불은 국정농단 사태를 만든 주역들을 성토하며 나라를 비정상적으로 운영한 박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외친다.

태극기는 보수 세력의 몰락에 대한 불안과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며, 이 나라를 좌파에게 맞길 수 없기에 박 대통령을 지켜내자며 탄핵 기각을 외친다.

양측 이념이 확연히 다르다. 결국 우리 사회를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없는 얼굴 없는 대중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질시키고 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토록 사회갈등과 국론분열로 치닫는지 우려스럽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탄핵 반대 측의 극단적인 주장과 선동이다.

탄핵기각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야권 정치인들을 ‘종북’, ‘빨갱이’로 몰아붙이는가 하면 헌재 탄핵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쳤다.

한때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자숙하는 듯했던 친박 의원들은 ‘탄핵심판 중단’구호를 외치며 불복움직임을 노골적으로 자극했다.

매주 주말마다 벌어지는 촛불과 태극기 집회, 앞으로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주말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차벽을 치고 행진방향을 분리하며 경계를 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헌재 탄핵 선고가 임박하면서 양측 갈등은 더욱 치열하다. 극단적 시위꾼에 의한 것이겠지만 횃불과 야구방망이, 낫, 휘발유가 등장하고 심지어 살해와 테러 협박이 난무하고 있다.

사소한 충돌이 자칫 엄청난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이러다 나라가 어디로 갈지 정말 개탄스럽다.

촛불과 태극기, 이는 보수와 진보, 여와 야의 이념 대결이 아니다. 촛불이 이뤄낸 탄핵을 사회개혁, 국가개조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수구 기득권 세력이 광장에서 만났을 뿐이다. 촛불은 무너진 민주공화국을 복원하고 잘못된 정치문화 풍토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광장과 법정에서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시가전이 벌어지고 아스팔트를 피로 물들일 것.”이라는 섬뜩한 말들은 협박과 선동이다. 이는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다. 깡패의 특징은 폭력이다. 폭력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적이다.

며칠 전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끝났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국민주권주의에 입각해 헌법을 위반한 박 대통령을 단호히 파면해야 한다.”고 최후 진술을 했고,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탄핵 소추 사유를 입증할 증거가 없으므로 탄핵 심판을 기각해야 한다.”고 맞섰다. 80여 일간의 기나긴 변론이 끝나면서 이제 헌재의 최종 심판만을 남겨 뒀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8인의 재판관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이 달려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박 대통령은 피 말리는 긴장 속에서 헌재 판결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헌재는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인 3월13일 전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해 인용할지, 기각할지, 아니면 각하할지 지금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 무엇도 확실한 건 없다. 국민들은 마음속으로 저마다 탄핵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동안 특검 수사와 헌재 증언을 종합하면 탄핵 사유는 충분히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주권자가 위임한 권력을 비선인 최순실씨 등에게 함부로 넘기고, 심지어 최씨의 사익 추구에 협조한 일은 관여한 이들의 증언과 제출된 증거 등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78.3%가 탄핵 인용에 찬성한 것을 보면 다수 국민의 보편적 정서는 탄핵 인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헌재는 오직 사심 없이 나라와 국민을 보고 판결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탄핵 찬반 세력들이 각기 자기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혁명과 폭동 운운하고 있어 한바탕 전쟁이 일어날 듯한 기세다.

판결이 어떤 식으로 나든 국가가 큰 혼란에 휩싸일 것 같다. 국론이 분열되면 나라가 위기에 처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작동이 멈춘다. 그러면 국가 기능은 마비되고 삶은 고통으로 이어된다.

국민 모두가 국가의 안위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자.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의 모습으로 서로 화합하자.

신영규 월간 수필과비평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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