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01:40 (금)
“뺨 때리고 발로 차이고”공포의 어학연수
상태바
“뺨 때리고 발로 차이고”공포의 어학연수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2.23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부모, 인솔교사 처벌 요구
▲ 22일 전북지방경찰청을 찾은 학부모들이 지난 1월부터 4주 간 전북의 한 사단법인에서 주관한 어학연수 과정에서 학생들이 인솔교사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설명회를 갖고 있다.

“학생들이 무차별 폭행 당해”

해당 법인“훈계성 체벌”반박

양측 팽팽한 진실 공방 논란

전북의 한 사단법인이 실시한 필리핀 어학연수에서 학생들이 인솔교사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어학연수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솔교사가 상습적으로 폭행을 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2월 5일까지 전북의 한 사단법인을 통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대상은 전북 지역 초·중·고 학교 재학생으로 총 연수금액 390만원이다. 이 중 60%인 234만원을 학부모들이 자부담했다. 법인은 나머지 40%는 자체 지원하겠다며 교사의 인솔 아래, 지원한 학생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연수를 떠났다.

학부모들은 연수 기간 동안 아이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연수에 참가한 28명의 학생들은 납득 할 만 한 이유도 없이 법인의 인솔교사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이유도 다양했다. 쓰레기통에 쓰리기를 잘못 버렸다며 발로 가슴을 차고, 자신의 모자를 구겼다며 근처에 있는 아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은 '눈에 띄면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인솔교사에게 반항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일주일에 한차례 전화통화를 하는데 응, 아니 등의 단답형 말만 들었다”며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인솔교사가 옆에 있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였다. 인솔교사는 학생들을 두고 골프를 치러 다니기 일쑤였고 수학관련 수업은 연수기간 동안 1시간도 채 진행되지 않았고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준 용돈도 인솔교사가 압수했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한 학부모는 “인솔교사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용돈을 주지 않겠다’, ‘부모님과 통화를 시켜주지 않겠다’는 말로 학생들을 협박했다”고 밝혔다. 인솔교사의 이 같은 폭행을 학부모들이 알게 된 것은 학생들이 귀국한 직후였다.

학생들은 "인솔교사에게 안 맞은 사람이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학부모들에게 이야기 했다. 몇몇 학생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진단을 받기도 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인솔교사의 공식사과와 연수 중 지출한 금액의 자세한 내용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인은 사과는커녕 ‘훈육의 일종이다, 사용금액도 환율로 인해 차이가 있다’는 핑계를 댔다고 학부모들은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전북지방경찰청에 법인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법인은 전북경찰청을 찾아와 “학부모들이 과장된 주장으로 법인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반박했다. 아이들을 폭행한 사실은 일부 인정했다. 법인관계자는 “아이들을 때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며 “하지만 학부모들이 과장된 억측으로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언론에 호도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을 폭행했다고 지목된 인솔교사도 “연수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몇 차례 쥐어박았다. 뺨도 어루만진 수준이였다”며 “상습적인 폭행은 절대 없었다.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주장만으로 법인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가 연수현장에 와서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한 적은 있다”며 “그 외 골프를 치러 나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법인 측은 “학부모들이 요구한 지출금액에 관련돼서도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내용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실이 아닌 주장을 이어나갈 경우 학부모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정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청년 김대중의 정신을 이어가는 한동훈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우진미술기행 '빅토르 바자렐리'·'미셸 들라크루아'
  • '여유 슬림컷' 판매량 급증! 남성 건강 시장에서 돌풍
  • 옥천문화연구원, 순창군 금과면 일대 ‘지역미래유산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