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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전북 몫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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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전북 몫 찾기
  • 전민일보
  • 승인 2017.02.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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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삼스럽게 마이클 샌덴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려 본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 앞에 두 갈래 길이 나타나고 한 길엔 다섯 명의 노동자가, 다른 한 길은 한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할 상황이라면? 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고 대답한다.

이번에는 외길 철도 위를 고장 난 기관차가 달리고 있고 그 앞에는 다섯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철도 위 다리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밀쳐 떨어뜨려 기차 방향을 바꾼다면 그 사람은 희생되겠지만 다섯 사람은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리에서 사람을 미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한다.

마이크 샌델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정의인지, 그 선택이 왜 정의로운 것인지 다양한 견해를 들어 설명한다.

그는 특히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에서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것들을 올바르게 분배한다. 다시 말해 각 개인에게 합당한 몫을 나누어 준다”고 강조한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는 또 대학입시에서의 소수집단우대정책을 통해 사회 정의의 단면을 설명한다. 소수집단 우대정책이 인종과 민족을 고려하는 이유로 ‘시험격차 바로잡기, 과거잘못 보상하기, 다양성 증대’등을 제시한다.

열악한 공립학교에 다닌 학생과 부유한 지역의 일류 사립학교를 나온 학생이 같은 점수를 받았다면 학생의 인종과 민족, 경제 배경을 고려해 시험성적을 평가하는 것은 대학이 학업성취 가능성을 보고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위배되지 않으며 오히려 정확히 측정하는 시도이자 ‘불균형 바로잡기’라는 것이다.

또 과거에 대한 보상논리는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행위로 보고 있다. 소수 집단 학생들을 불리한 처지에 몰아 넣은 역사적 차별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학 허가를 가장 우선하는 혜택으로 보고 그 혜택을 나누어 줌으로써 과거의 부당함과 지금도 이어지는 결과를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성의 증대 또한 학생에 대한 입학 허가를 수혜자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본다. 다양성이란 공동선이라는 명분으로 이때의 공동선은 학교의 공동선이자 사회의 공동선이다.

우리 사회의 정의란 불균형 해소와 과거 잘못에 대한 보상, 사회의 공동선 추구이며 ‘기회 균등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 자원, 권리, 권력의 올바른 배분이다.

최근 전북은 ‘몫 찾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수십 년째 이어 온 정부 광역권 정책이 전북을 퇴보시키고 낙후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송하진 지사는 한 회의에서 ‘전북 몫 찾기’는 ‘전북 홀로서기와는 다른 개념이며 균형발전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봤듯이 자원, 기회, 예산, 권력의 배분 과정에서 과거 잘못된 프레임을 버리고 공정하고 균형 있게 나누는 것 즉 국가 통합적 관리 차원에서 과거 불이익과 불균형을 해소하고 서로 가치를 존중하는 인식과 실천이 ‘전북 몫 찾기’이다.

이는 또 도민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실천이지 정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될 문제다.

강현직 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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