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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내몰려 위험한‘등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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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내몰려 위험한‘등굣길’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2.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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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주시 보행권 모두에게 공평한가. ①
▲ 15일 오전 8시 전주시 덕진구 여산로. 학생들이 인도가 없어 차도로 등교를 하고 있다. 한 쪽에 작은 인도가 드문드문 있지만 이마저도 불법주정차 된 차량들에 점거당해 학생들의 보행권이 침해되고 있다. 백병배기자

최근 전주시는 보행자를 중요시하는 ‘보행자 우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 걷고 싶은 거리 등도 보행자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아직도 시가 걸어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나아지기는 커녕 시민들은 오히려 보행권을 침해 받고 있다. 이에 본지가 3차례에 걸쳐 시의 보행자 정책의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① 인도조차 없는 통학로

15일 오전 8시 전주시 덕진구 여산로. 영하로 떨어진 날씨로 입김을 뿜으며 등교하는 학생들 사이로 차들이 비집고 들어온다. 한 차량은 등교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뒤에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깜짝 놀란 학생들은 다급히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사이로 피한 뒤 다시 차도로 나왔다. 한 쪽에 작은 인도가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불법주정차 된 차량들에 점거 당해 학생들의 보행권은 침해 되어 있다.

김모양(17)은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멀지는 않지만 인도가 거의 없어 차도로 등교를 한다”며 “ 지나가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 잠시 차량 사이로 몸을 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말했다.

박모씨(42·남)는 “학교 주변에 인도가 없어서 딸이 다칠 까봐 심히 걱정스러워 출근길에 학교에 태워다 준다”며 “전주시가 하루 빨리 작은 인도라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솔빛중학교와 전주중학교가 있는 솔내 6길도 상황은 마찬가지. 통학로에 인도가 없는 구간도 많고 불법 주차된 차량 역시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학생들은 주정차 차량 사이와 차도를 넘나들며 등교를 하고 있었다. 최모군(16)은 “얼마 전 빠르게 달리는 차량에 부딪칠 뻔했다”며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인도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통학로에 인도가 없고, 도로를 점령한 불법 주차 차량들로 보행권이 침해받고 있다. 

현행법 상 인도 설치에 관해 강행 규정은 없지만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보도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보도 폭은 보행자 교통량 및 목표 보행자 서비스 수준에 따라 정하며, 보도의 최소 유효 폭은 2m(불가피한 경우에는 최소 1.2m 이상)로 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이곳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려면 최소 10m의 도로 폭이 확보돼야 한다. 시는 신규 도로를 개설할 시 일정규모의 폭에 한해 의무적으로 인도를 설치하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보행자 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지침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도로확장 등 신규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한 인도를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시의 미온적인 반응에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명의 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누구를 위한 보행자 우선 정책이냐”며 “아무리 오래된 도로라도 전주시가 추구하는 보행권을 아이들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 시민은 “전주시의 보행자 우선 정책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민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투자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최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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