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와 송광사 회주(會主)로 계시는 도영 큰스님의 2017년 사자성어는 ‘심외무법(心外無法)’이다.
‘모든 것은 모두 마음이 만드나니 마음밖에 다른 법은 없다.’ 불교 화엄경(華嚴經)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원인이 되고 마음이 결과를 만든다는 뜻이다. 희망과 절망도 바로 이‘마음’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뚜르:내 생애 최고의 49일〉이 지난 2월 1일 개봉됐다. 요즘처럼 절망을 매일 바라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시절에 희망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2010년 2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윤혁(인하대 체육교육과 02학번)군이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에 도전하는 여정을 가감 없이 담아 낸 다큐멘터리다.
‘투르 드 프랑스 대회’는 알프스와 피레네산맥이 포함된 3,500km를 21일만에 완주하는 극한(極限)의 코스를 달리는 레이스다.
고 이윤혁군은 전 세계에서 오직 200여명이 앓고 있다는 ‘결체조작작은 원형세포암’이라는 희귀암 환자다.
치료가 불가능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를 완주하고자하는 강렬한 소망을 가지게 된다.
병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자전거 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 꿈을 통해서 윤혁군의 남은 3개월의 시한부의 삶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과 도전으로 바뀐다.
프랑스로 떠나는 그를 돕기 위해 의사를 포함한 환상의 동지들인 드림팀 9명이 동행했다. 또한 이 소식을 들은 영화감독 4명이 동참하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프랑스 현지 첫 라이딩에서 팀원 중 한명은 팔이 부러지고 팀 닥터(doctor)는 불편한 숙소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팀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윤혁 군이 첫 번째 고비인 피레네 산맥을 하루만에 넘으며 드림팀 멤버들은 다시 힘을 모으게 된다. 함께 울고 웃으며 하나가 되어가는 드림팀과 윤혁! 이들은 험난한 뚜르 드 프랑스 코스를 49일 만에 완주한다.
눈물 한번 흘리지 않고 밝고 명랑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미친 듯 자전거를 타던 윤혁군이 맑은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부모님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뚜르 드 프랑스 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한국의 병원으로 돌아온 윤혁, 그가 살고 싶다고 울부짖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뚜르 드 프랑스 코스를 완주한 윤혁군의 다큐멘터리를 병원에 누워 지인들과 함께 보면서 윤혁군은 조용히 삶을 마감했다.
이 영화는 울림이 있다. 치료 불가능한 희귀암 환자인 윤혁군은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았다. 정상인도 힘들다는 죽음의 레이스를 완주하는 기록을 남겼다.
‘심외무법(心外無法)’, 모든 것은 마음 안에서 이루어진다. 마음을 잘 먹고 잘 다스려야 한다.
몸의 행동은 모두가 마음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고르게 해야 한다.
또한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 마음이 바르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마음 안(內)을 다스리지 않고 마음 밖(外)을 중시 여긴 사람들 때문이다. 이들에게 도영 큰스님의 ‘심외무법(心外無法)’의 깊은 뜻을 새겨주고 싶다.
허남근 전북불교발전협의회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