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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전주시오페라단 설립이 최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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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전주시오페라단 설립이 최선책"
  • 박해정 기자
  • 승인 2017.01.30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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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 인터뷰
▲ 조장남 호남오페라 단장

지난 30여년간 전북을 대표하며 대한민국 유수의 오페라단으로 우뚝 선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자칫 해체될 위기를 맞고 있다. 민간의 힘만으로 오페라단을 끌어 온 결과 고질적인 재정위기를 타개할 방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장남 단장은 다음 달 이사장을 영입하지 못하면 호남오페라단의 명맥이 끊길 우려가 크다며 전북도와 전주시 등에 항구적인 해결방법을 요청하고 있다. 전주시의 한 커피숍에서 조장남 단장과 긴급대담을 했다.


▲전라북도에서 30년간 명맥을 이어온 호남오페라단이 해체될 위기를 맞고 있는데 대해 우려가 큰데 지금 어떤 실정입니까?
-현재 오페라단의 재정을 후원해주고 있는 이사장의 임기가 2월이면 끝납니다. 후원회장도 전임 회장이 물러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후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 상태입니다. 이사장과 후원회장을 못 찾으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할 형편입니다.

▲그동안 조장남 단장께서 사비까지 내시면서 오페라단의 살림을 꾸려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이사들과 후원회원들의 찬조금으로 또 전라북도와 전주시 등의 지원으로 어렵게 끌어온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찬조금과 지원금이 크게 줄어들어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봉급의 절반을 오페라단 운영비로 투입해왔습니다. 2015년 퇴직할 때 받은 교원공제 보험금 1억 3000만원, 퇴직금 8500만원도 그동안 쌓인 결손액을 정산하는데 다 쏟아 부었습니다. 퇴직한 마당에 이제는 더 이상 제 개인재산을 쏟을 여력이 없습니다.

▲다른 지역 민간오페라단은 어떤 실정입니까?
-창원이 제일 형편이 좋습니다. 사단법인형태로 조직돼 기업인 이사들이 연간 5억원을 지원하고 경남은행은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하루 공연비를 후원합니다. 광주시와 대전시는 각각 3개, 2개의 민간 오페라단에 해마다 1억원씩을 지원합니다. 광주시는 또 지난해 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하고 작품제작비로 연간 6억원을 지원합니다. 대전시도 문화예술회관이 해마다 5억원을 들여 오페라 한 작품을 제작합니다. 대구시는 시립오페라단 외에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설립하고 두 기관에만 32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북도는 얼마나 지원해줍니까?
-2015년에 4000만원, 지난해에는 23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공연 안내장 인쇄비도 감당 못할 정도입니다.

▲그동안 호남오페라단이 전북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오페라 발전에 기여한 공을 생각하면 너무 인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호남오페라단은 1986년에 창단된 뒤 그랜드 오페라(2000석) 45회, 소극장 오페라(500석) 130회 공연을 했습니다. 30년간 해마다 그랜드 오페라를 1~2편씩 반드시 해왔습니다. 소극장 오페라 공연에도 중점을 두고, 소위 시·군의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청소년 등을 위한 공연을 하고 문화향수 기회를 넓히려고 했습니다. 제주도와 강원도까지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는 등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우리지역을 알리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호남오페라단은 질적으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요?
-서울에서도 문예회관과 문화예술위원회가 인정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호남오페라단은 창작곡을 9곡이나 갖고 있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립오페라단도 이만큼 창작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오페라의 산실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창작곡들이 우리 전북도 문화콘텐츠를 소재로 해서 더욱 독창적이라는 평가인데요?
-판소리 다섯마당 중 심청가와 춘향가, 흥부가 등이 있고 녹두장군 전봉준과 논개, 동정부부 요한 루갈다, 루갈다, 서동과 선화공주 등이 있습니다. 중국의 남경상인 등을 소재로 한 심청가와 중국인 신부 주문모 등을 소재로 하는 루갈다 등은 특히 중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창작곡들을 세계무대에 내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맞습니다.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재정적 뒷받침만 된다면 주말마다 소리문화의 전당, 전북예술회관 등에서 상설공연을 벌이는 게 장기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루갈다의 경우 오페라의 본고장 로마에 진출하고 바티칸에 우리 조상들의 사랑과 신앙을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문화와 토털관광, 관광경제로 이어지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전주의 한옥마을을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북을 널리 알리고 있는 호남오페라단이 어떻게 하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요?
-전북도립오페라단으로 창립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과거 한 때 조례를 제정해 도립오페라단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오래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이 방안은 어렵습니다. 전주시립오페라단으로 운영하면 전주시립예술단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관립이 어렵다면 재단법인을 설립해 전북도와 전주시가 각각 연간 1억원씩의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재단법인 전주시오페라단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현재로써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최소한의 작품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페라단 이사와 후원회원들의 기부도 지속돼야 할 것입니다. 타개책의 일환으로 그동안 작품마다 받아왔던 후원금을 올해부터는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는 정기회원제로 전환합니다. 제가 1호 회원으로 등록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죠.
-지난 30년간 도민의 사랑을 받아온 호남오페라단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페라단이 됐습니다. 이는 수많은 도민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도민 여러분과 전라북도, 전주시, 도의원, 시의원 여러분들이 조금만 거들어줘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1세기는 문화경쟁의 시대입니다. 문화경쟁의 시대에 전라북도의 호남오페라단이 전 세계로 나아가 당당히 어깨를 펴고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거듭 당부드립니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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