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7:35 (금)
경기한파에 붕어빵 장사도 ‘한숨’
상태바
경기한파에 붕어빵 장사도 ‘한숨’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6.12.29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렇게 장사가 안 된적은 처음이에요”

전북지역 5개 시군에 한파주의보가 내린 지난 27일 저녁 전주시 송천동에 위치한 한 노점. 1평이 조금 넘는 공간에서 김모씨(42·여)는 붕어빵과 어묵을 팔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김씨는 온몸을 두꺼운 옷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비좁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의 옆에는 재료를 보관하는 작은 냉장고가 있었고, 추위를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는 선풍형 난로가 있었다.

김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이 작은 가게로 출근해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김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유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추운 날씨와 함께 시민들의 경제도 같이 추워지는 거 같다”며 “한숨을 쉬면서 손님을 기다리다가 어쩌다 한두명이 오게 되면 왜 그렇게 반가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김씨의 하루 수입은 많게는 30여만원, 적게는 20여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경제침체와 더불어 시민들은 지갑을 쉽사리 열지 않아 수입이 3분의 1일로 줄었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수입이 많은 날은 30여만원까지 벌었는데 지금은 많이 벌어야 겨우 10여만원이다”며 “하루 종일 고생해도 재료값을 제외하면 얼마 남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의 붕어빵가게 외에도 인근에는 3개의 노점이 더 있었다. 메뉴도 같았다. 하지만 3개의 노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손님도 점차 줄어가고, 하루종일 일해도 재료값 조차 못 버는 경우가 허다해 2달을 못 넘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주시 팔복동의 한 노점. 이곳의 노점은 잉어빵과 어묵, 닭꼬치를 팔고 있었다. 이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40·여)는 이 일을 한지 2달이 다되어 간다. 박씨 역시 오전 10시께 출근해 저녁 12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간다. 하루 14시간 일에서 버는 돈은 평균 7~8만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씨에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박씨는 “많이 벌어봐야 8~9만원이다”며 “아는 지인의 추천으로 힘들고 고되지만 수입은 괜찮게 나온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한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것이라도 열심히 해서 돈을 벌어야지”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씨와 박씨는 “우리 같이 힘들고 고생하는 사람들의 작은 소망은 하루 빨리 경기가 회복되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정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