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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칼럼> ‘잘되면 네 덕, 안 되면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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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칼럼> ‘잘되면 네 덕, 안 되면 내 탓’
  • 임충식 기자
  • 승인 2016.12.0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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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숙소와의 거리가 가깝기도 하지만, 대중교통이 더 편하고 친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학생, 직장인들로 붐비는 버스안의 풍경이 좋다.

버스를 타보면 가끔씩 학생들이 자리를 양보하곤 한다.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에 극구 사양도 해보지만 앉아 가는 경우가 꽤 있다. 자리에 앉으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양보 는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라고.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즉 배려의 마음을 막상 몸으로 행동하기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쑥스러울 법도 한데 그들의 행동은 보는 이들까지 기분 좋게 한다.

월요일 아침이면 사무실이 시끌벅적하다. 다양한 유형의 부적응행동으로 인해 도내 각지에서 교육을 받기위해 센터를 찾아온 학생들과 보호자들로 가득차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자기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며, 더 중요한 건 다시는 그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육이다.

필자는 이들 교육생에게 ‘배려교육’을 실시한다. 배려교육은 법무부에서 2015년 하반기부터 실시해온 프로그램으로써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취지의 법교육 일환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배려라는 단어는 들어봤지만 어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대부분의 가정 내 자녀가 1~2명 이내이기에 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고, 이에 자기 밖에 모르는 경향이 내재된 자녀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정신을 배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리라.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틱 5,000m 여자 예선경기에서 결승선 2,000m를 남기고 뉴질랜드 선수는 트랙에서 넘어졌지만 바로 뒤에서 그 선수를 뒤 쫓던 미국선수의 도움으로 일어서 달리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뒤이어 미국선수가 다리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뉴질랜드 선수는 미국선수를 격려하며 이끌어 완주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 언론 등은 감동레이스를 연일 극찬한 바 있다. 과연 항상 승리만 중요한 것일까?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작은 배려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건사고 중 층간소음 문제가 있다. 층간소음은 급기야 평생 씻을 수 없는 사고로 이어져 한 가정을 해체하는 등 인심을 흉흉하게 한다. 조금만 양보하고 이해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극한 상황은 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늘 아쉬움이 남는다.

청소년들의 부적응행동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폭력을 휘두르며 괴롭히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그들을 바라보고 교육하는 교사로서 가장 두렵다. 남의 입장은 고사하고 자신에 대한 배려조자 없어 보이는 모습에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우리는 종종 잘되면 내 탓이요, 안되면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센터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종종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와 고통을 주는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아프리카 반투부족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에 ‘UBUNTU(우분투)’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함께하자는 좋은 말이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그마저도 어렵다면 자신부터 아끼고 배려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법무부 전주청소년꿈키움센터장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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