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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국제공항, 가보지 않은 길에 낙관만 하는 전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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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국제공항, 가보지 않은 길에 낙관만 하는 전북도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6.11.17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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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외국 한번 다녀오려면 인천국제공항 오가면서 파김치가 돼 버린다. 외국 가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밤잠도 설치며 짐을 꾸리지만 공항 가는데 4시간 이상 걸려 막상 비행기도 타기 전에 지쳐버린다. 중국, 대만, 일본, 홍콩은 비행기 시간보다 공항 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만큼 전북은 국제공항에 한(恨)이 맺혔다.

전북도가 국제공항 유치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계획 반영에 이어 항공수요 조사를 진행한다. 언제나 꿈꿔 왔지만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설레지만 그만큼 조심스럽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할 때는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다. 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판단해야 만 실제 긴급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 접한 전북도의 국제공항 준비상황은 고개를 갸웃 하게 한다. 용역이 시작되면 전북에 가장 유리한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체 항공수요조사 용역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은 만큼, 항공대 연구팀이 사용한 ‘요소별 CAGR(연평균성장률)’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용역사가 얼마나 있는지, 항공대 팀의 용역 응찰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또 도 자체 용역에선 2022년 새만금개발을 통한 항공수요는 19만명으로 봤다. 지난해 군산공항 전체 이용객(20만5300여)에 맞먹는 수준이지만 땅 매립마저 터덕이는 현재 상황에서 달성 가능성은 미지수다.

공항 신설시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도 파악될 예정이지만 전북에선 수년째 이스타 항공의 본사 이전론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자료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북도와 전북연구원 어디에도 공항·항공 전문가는 없다. 자체 용역을 진행한 업체를 통한 동향파악 등을 한다고 하지만 10년 넘게 걸리는 공항건설 로드맵에서 언제까지 ‘도 입맛에 맞춘’ 자체 용역결과에만 의존할 수만은 없다.

송하진 지사의 공약은 ‘국제공항 국가계획 반영’까지로 현재 공약은 ‘완료’상태다. 하지만 도의 숙원 사업임을 감안하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큰 스포츠 경기에서 처음 출전한 선수가 우승후보를 꺽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의 경험치 부족은 막강한 자료와 사전훈련으로 극복한 것이다.

물론 긍정적 자신감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면 자만하지 말고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고, 자료를 축적하고, 각계의 의견을 구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으면 도민들에게라도 알려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전북에서 국제공항을 대하는 상식적인 자세다.

/김병진기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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