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환자 수술 이유로 환자상태 제대로 안 살피고 타 병원 전원
당시 정형외과 전문의 미호출, 대면진료와 협진도 이뤄지지 않아
2년 연속 법정기준 미충족, 자체 개선책 충실이행, 신뢰회복 시급
전북대병원은 특히 다른 병원에 수술을 전원의뢰 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고, 책임자와 담당전문의가 전원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것도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복지부는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열고 지난 달 30일 발생한 중증외상소아환자 사망사건과 관련, 전북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 지정을 취소했다.
을지대병원은 당시 병원의 응급수술이 진행 중이었고,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6개월간 개선노력을 평가해 권역외상센터 지정취소 여부가 결정된다.
복지부는 교통사고로 최초 방문한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대해 지정취소와 함께 보조금 지원중단, 과태료와 과징금 처분 등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지정취소로 응급의료수가 청구도 불가능해진다.
앞으로 정밀조사를 추가적으로 실시해 담당 의료진의 귀책사유가 발생하면 추가적인 징계조치로 내릴 방침인 가운데 응급의료체계 위반사실이 일부 확인, 징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북대병원은 다른 환자의 수술로 A(2)군에 대한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당직 정형외과 전문의 호출과 직접적인 대면진료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의학과 등 관련 과목의 협진도 이뤄지지 않아 환자평가와 진료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전문의 등이 중증환자인 A군의 상태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다른 환자의 수술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전원보내기로 결정한 셈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위원회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을 고려할 때 부적절했고, 이송당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전북대병원이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적절했다며 지정취소 등 중징계 이유를 밝혔다.
또한 전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 총 14곳이 전원의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개 병원은 권역외상센터가 개소되지 않았거나 화상전문병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개 병원의 경우 전원의뢰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통화가 중간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북대병원의 전원의뢰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을 낳는다.
특히 전원과정에서 환자의 활력징후와 사고기전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환자 상태가 위중함에도 응급의료책임자와 담당 전문의가 전원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이송이 지연됐다.
복지부는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취소했으나 6개월간 개선노력을 거쳐 재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지난 19일 전북대병원이 발표한 개선책 이행여부가 주목된다.
이미 전북대병원은 2014년과 2015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의료인력 부족으로 2년 연속 법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인데 올해 평가에서도 미충족시 자동으로 지정이 취소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의 진료문화와 비상진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다”며 “향후 응급환자 전원시스템 등 문제점을 진단해 세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취소, 보조금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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