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은 맑은 공기와 물이 있고 깨끗한 흙에 양분이 필요한 시기에 공급될 수 있어야 잘 자란다.
식물은 약 60여종의 원소로 이뤄져있고 이 가운데 식물생육에 반드시 필요한 원소, 즉 필수원소는 17종이라고 밝혀졌다.
필수원소 가운데 탄소, 산소, 수소는 공기와 물로부터 얻지만 나머지 14종은 토양으로부터 얻어야 한다. 그러므로 작물 재배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수원소 공급이 잘 되는 비옥한 토양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작물생육에 필요한 필수성분 중 작물요구도가 가장 큰 비료성분은 질소, 인산, 칼리이다.
그래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작물재배를 위해 농작물에 맞는 적절한 시비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재배 전 토양검정을 실시해 토양양분 상태를 고려한 비료 사용처방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때 처방서에는 주요 비료성분인질소, 인산, 칼리를 비롯해 퇴비, 석회소요량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비료관리법에 따르면 가축분퇴비는 부산물비료 중 부숙 유기질비료의 한 종류로써 유기물함량을 비롯해 16개 항목의 공정규격이 설정돼 있지만 질소, 인산, 칼리 성분에 대한 표시가 없다.
비료나 퇴비에 함유돼 있는 비료성분량이 부정확하다면 불균형시비가 이뤄질 수 있고 작물 생육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비점오염원이 되어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2015년 전북도 가축분뇨 발생량은 507만톤이고 축종별로는 한·육우 159만톤, 젖소 41만톤, 돼지 226만톤, 닭·오리 81만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가분분뇨 가운데 약 81.1%가 퇴비로 활용되므로 전북도의 경우 약 410만톤이 퇴비화 되어 농경지에 투입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전북농업기술원에서는 「농민과 함께하는 삼락농정 실현」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경축자원화센터와 퇴비생산업체 50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가축분퇴비를 채취해 비료성분을 조사한 결과 질소 1.7%, 인산 3.1%, 칼리 2.2%가 함유돼 있고 석회와 고토성분도 각각 4.0과 1.5%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숙도는 모든 퇴비가 부숙완료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가축분퇴비를 농경지 1,000 m2(300평)에 1톤을 살포하면 질소 17kg, 인산 31kg, 칼리 22kg이 투입되는데 이를 화학비료로 환산하면 요소 37kg, 용성인비 182kg, 염화칼리 35kg에 해당되는 양이다.
현재 농가에서는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퇴비와 질소, 인산, 칼리를 밑거름으로 살포하고 작물 생육상황에 따라 질소와 칼리를 웃거름으로 시비를 하고 있다.
이때 가축분퇴비에 함유돼 있는 비료성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양분이 과잉집적 되거나 불균형을 초래해 작물영양장애나 과잉양분유출에 따른 수계의 부영양화 등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환경 친화적인 농경지 관리를 위해서는 토양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유기물 투입과 재배작물에 맞는 적정시비가 이뤄져야 하는데 가축분퇴비 포대에 비료성분 표시가 없어 농작물에 적합한 비료사용량 결정이 어렵다.
따라서 균형적인 양분관리를 통해 작물재배를 최적화하고 수계의 부영양화를 줄이고 농자재 투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가축분퇴비를 비롯한 모든 부숙유기질비료에 비료성분표시가 반드시 필요하며 표시된 비료성분량에 따라 비료사용량이 결정돼야 한다.
안병구 전북도 농업기술원 농업환경자원실 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