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인간들의 치열한 삶을 부대끼고 느끼며 가져오는 것이지 학교교육을 통해 배운 예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일 뿐입니다”
김용택 시인이 14일 바울교회에서 열린 전라예술제 전북문인의 날 강연에서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배운 것들과 문학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시인은 어머니를 비롯해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배운 것은 ‘삶이 공부이고 예술이라는 것’이라며 자연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 것부터 예술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시인이 평생 지켜 본 농사꾼들은 헛소리나 헛짓을 하는 법이 없으며 자연에서 배우고 배운 것은 반드시 써먹는다는 것이다.
김 시인은 “어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씀 중에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싸워야 큰다’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이 말씀들의 근간에는 인간이 있다”고 전했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에는 인간의 도리, ‘남의 일 같지 않다’에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며 ‘싸워야 큰다’는 싸우다 보면 고치고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시인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교과서 외에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22세에 처음 톨스토이 전집을 접하면서 책을 가까이 했으며 점점 독서량이 늘어날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자 글이 쓰고 싶어졌다고 했다.
자신이 심은 느티나무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다보니 2권의 시집을 내고 시인이 돼 있었다고 했다.
나무를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김 시인은 “나무는 바라보는 쪽이 정면일 뿐 정면이나 경계가 없다”며 “문학도 마찬가지로 정면과 경계가 없어야 생각이 경직되고 경색되지 않는다”며 열린 마음을 요구했다.
또 “문학이란 남이 쉽게 알아듣고 감동을 느껴야 하는 것이지 작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을 써서는 안 된다”며 “책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글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박해정기자
김용택 시인 전라예술제 문학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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