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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을 누비는 전북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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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을 누비는 전북 쌀
  • 김민수
  • 승인 2007.06.27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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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을 누비는 전북 쌀 

이한호
전북발전연구원 정보지원팀장 
본사 사외고충처리인


쌀은 우리민족의 근본이다. 예로부터 우리미족은 쌀농사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했고 문화를 꽃피웠다. 쌀은 몸값 또한 귀하게 여겨졌다. 어쩌다 밥상머리에서 밥알을 흘리면 어른들부터 부터 혼쭐이 났던 옛 기억부터 시작하여 쌀을 밝으면 발이 삐뚤어진다는 등 쌀에 대한 외경심을 표현한 속담이나 일화는 얼마든지 있다. 이처럼 쌀은 단순한 농산물중의 하나가 아니라 우리민족에게 있어서는 신앙같은 것이기도 했으며 자존심 그 자체였다. 집을 다스리는 신으로 대청 한구석에 쌀을 담아둔 성주항아리를 모셔놓았던 것에서도 쌀을 신성시한 조상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가족은 배를 곪아도 조상을 섬기는 제사상에는 반드시 쌀밥을 올려야 했다. 불과 수 십년 전까지만 해도 흰쌀밥에 고깃국을 배불리 먹는 것이 우리민족의 소원이었다. 
이렇듯 쌀은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한 숙명적 공동체와 같은 것이었다.

그런 쌀이 개방화의 물결이 몰아치는 21세기를 맞이하여 위기적 상황에 몰리고 있다. 세계화 개방화물결에 따라 대외적으로 엄청난 개방압력을 받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음식문화의 다양화로 쌀 소비량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초에 통계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년간 쌀 소비량은 78.8kg으로 90년 119.6kg에 비교할 때 16년만에 반가마(40kg)이상 줄어든 수치고 앞으로도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행히 이번 한미 FTA협정에서 미국측의 개방압력을 물리치고 쌀시장을 지켜냈지만 앞으로 얼마나 온전하게 국내 쌀시장을 지켜낼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동안 우리농업은 어떻게든 쌀 수입개방 요구에 대해 빗장을 걸고 대응한 결과 경쟁력은 제고되지 않았고 세계적 시장변화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국내 농업시장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1994-2004년) 80조원을 농촌에 쏟아 부었고 그이후로도 2013년까지 119조원을 더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예산지원과는 달리 우리농산물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글로벌농업경쟁시대에 살아남을 가능성은 지극히 적어 보이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런 형국에 최근 전북의 쌀이 당당하게 수출길에 올랐다. 지난 5일 농림부로부터 승인받아 12일 군산의 제희미곡종합처리장이 철새도래지 쌀 52.5톤, 13만 6000달러어치를 해방이후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하게 된 것이다. 작은 시작이지만 그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지켜내는데 급급하지 않고 역발상을 통해 당당하게 공세적 자세로 현안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127만(2005년 기준) 농가의 74%가 쌀을 재배하고 있으나 수입개방과 과잉재고로 쌀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쌀의 수출은 개방시대에 우리농업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좌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서구화되어 쌀 소비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지만 우리쌀이 서양인들의 음식문화를 바꿔내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당장은 미국에 수출된 우리쌀이 교민들 사이에서 수요가 발생하겠지만 찰지고 윤기있는 철새도래지 쌀의 위력앞에 서양인들의 입맛도 변하지 말란 법은 없다. 쌀은 주식의 개념을 넘어 우리의 자존심이고 한민족의 문화다. 가뜩이나 한류가 세계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판에 전북의 철새 도래지쌀(자포니카 형)이 길쭉하고 푸석한 안남미(인디카형)에 기죽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맨발생활이 일상화되었던 아프리카에 신발을 수출했고 얼음집이 생활공간인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아먹은 정신으로 우리의 쌀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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