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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람] 국회의원 반값 세비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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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람] 국회의원 반값 세비 실현될까
  • 전민일보
  • 승인 2016.07.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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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문학회 모임 관계로 신아출판사 서정환 사장 등 일행 3명이 KTX를 타고 서울에 간 일이 있다.

우리는 서울역에서 내려 종로로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이동 중이었다. 그러다 역 대합실에서 화장실에 가려고 걷는데, 순간 19대 의원을 지낸 더민주당 김성주 전 의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내가 서정환 사장에게 ‘저기 김성주 의원이 있다’고 말하자 서 사장은 김 전 의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손으로 툭치며 인사를 건네자, 김 전 의원도 반갑다는 듯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그래서 내가 김 전 의원에게 ‘어디 가시는데 이렇게 나왔냐’고 묻자, 그는 “전주에 볼 일이 있어 KTX를 타고 내려가려는 중이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과의 해후는 약 20초 정도, 극히 짧은 시간이었다.

김성주 전 의원과 헤어진 후 서울역 대합실을 빠져나오면서 그의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깔끔한 양복 차림에 핸섬한 인상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초라하게 보이는 모습. ‘그가 지난 4ㆍ13 총선에서 당선이 됐다면 저렇게 홀로 쓸쓸하게 다니진 않았을 덴데….’, ‘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비서관을 대동하고 내려갔을 텐데….’하고 중얼거렸더니, 옆에 서정환 사장이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얼마든지 희망이 있지. 지금부터 지역구를 잘 관리하면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라고 위로하는 것이었다.

나는 서울에서 볼 일을 보고 일박한 다음 이튿날 전주로 내려오기 위해 혼자 서울 남부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서 전주행 차표를 끊고 잠시 기다렸다 시간이 돼서 버스에 승차하였다. 그런데 잠시 후 18대 의원을 지낸 장세환 전 의원이 버스에 승차하는 게 아닌가?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올라갈 때는 김성주 전 의원을 만나고 내려올 때는 장세환 전 의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순간 ‘어! 장세환 의원 아니세요?’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니 장 의원도 “예!예!”하며 답례하는 것이었다.

역시 장세환 의원의 모습도 어딘지 모르게 초라해 보였다. 한때는 국회의원이었던 분들이 대중의 무리 속에 섞여 서울역 대합실이나 버스 안에서 만나게 되니 그럴 수밖에.

사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특별난 건 없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그 어떤 직위를 떠나서 인간은 누구든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을 특별한 사람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특권ㆍ특혜 때문이다.

국회의원에겐 어떤 특권이 주어질까. 한 연구기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에게 약 200가지의 특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법률 제ㆍ개정안 발의권, 헌법개정안 제출권, 국가 예산 심의권, 국정 감사와 조사권 등은 권한이라기보다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에 가깝다.

국회는 삼권분립의 원칙상 입법권, 재정권, 국정통제권 등을 특권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의원으로서 입법권을 행사하려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특권ㆍ특혜는 엄청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월급(세비)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연봉은 상여금을 포함해 1억3796만1920원이다.

기본급 개념의 일반수당(월 646만 4000원)과 입법활동비,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설과 추석에 지급되는 명절휴가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월평균 1149만6820원꼴이다.

또 의원 1명은 보좌직원으로 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6ㆍ7ㆍ9급 상당 비서 각 1명 등 총 7명을 채용할 수 있고, 국회 인턴은 1년에 22개월 이내로 2명씩 채용할 수 있다.

일단 국회의원 본인 앞으로 지급되는 금액만 한해 2억3천48만610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가족수당, 자녀학비 보조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난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원 세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3위로 알려졌다.

이런 마당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의원 세비(월급)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은 10~20%는 몰라도 절반 축소는 현실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박수를 보냈다.

사실 세비는 의원을 유지하는 데 드는 경비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반값 국회’를 만들려면 친인척까지 데려다 쓰는 보좌진을 7명에서 두세 명으로 확 줄여야 한다. 문제는 노 의원의 반값 세비 제안에 여야 의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세비를 올리기는커녕 반값으로 내리자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럼에도 노회찬 의원의 제안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본다.

반값 세비와 함께 의원 보좌진 축소가 현실화될지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다.

신영규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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