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사업 대상지로 보령호·서산 고파도 폐염전 선정
결과 토대로 정부에‘금강하구 역간척’타당성 건의할듯
도“기존 용수공급 대안 없인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정부와 전북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역간척(逆干拓)’사업 추진하고 있다. 최근 충남도는 보령호와 서산 고파도 폐염전을 역간척사업 시범대상지로 선정한 가운데 전북도에서는 금강하구 역간척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절차로 분석하고 있다.
방조제를 허물어 해수를 유통시키는 역간척 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약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당초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전제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존의 불가입장을 고수하자 충남도가 일단 우회전략으로 타당성을 먼저 입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금강하구 겨냥한 역간척 재시동
지난 27일 충남도는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 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보령호와 서산 고파도 폐염전을 역간척 시범대상지로 선정해 발표했다. 충남도는 보령호는 지난 1997년 10월 최종 물막이가 이뤄진 이후 수질악화로 담수를 진행하지 못해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충남도는 지난 1990년 완공된 금강하구둑 건설이후 금강호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를 주장하며 금강하구 역간척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충남도가 보령호를 역간척 시범대상지로 선정한 배경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금강하구와 유사한 지역을 찾았다는 지적이다.
충남도의 역간척사업은 사실상 해수유통이다. 보령호 배수갑문 부분 및 완전개방을 통한 해수순환으로 수질 및 생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과 상생협약까지 체결한 충남도가 이번에 금강하구 역간척사업 추진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충남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용역은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에 대한 인식전환과 전국 확대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며 “하구 보전 및 활용을 위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용역 결과물을 토대로 하구 복원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정부에 제안하는 등 후속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보령호 역간척사업은 향후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통한 역간척사업으로 확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이다.
■ 농업용수·새만금 담수화 차질
국토부가 지난 2012년 실시한 ‘금강하구역 생태계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연구’ 용역 결과, 금강하구 해수유통시 농경지 2만3000여㏊의 용수 공급원과 계획용수량 확보 대안이 사라진다. 금강 주변 저지대 7000ha의 침수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정부는 금강호 물을 새만금호 희석수로 사용하기 위해 14.5km의 도수로를 건설해 연평균 5억2억톤 가량을 유입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금강하구 역간척 사업이 추진되면 사실상 해수유통이나 다름없어 농업공업용수 부족은 물론 새만금 희석수 사용에도 지장이 초래된다.
전북도는 새만금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추가적인 용수공급 수요가 발생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충남도의 역간척 사업은 22년간 추진된 새만금 내부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남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사태로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 주민 48만명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20%대마저 무너지자 백제보 하류 금강물을 하루 11만 5000㎥씩 보령댐으로 공급하고 있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충남도가 금강하구 역간척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의 용수공급 대안 없이는 전북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최근 금강물을 식수로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수자원은 복합적인 환경변화를 감안, 종합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