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17:10 (금)
경청의 힘
상태바
경청의 힘
  • 전민일보
  • 승인 2016.07.21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생계가 곤란하여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상담하러 방문한 병역의무자를 통해 ‘경청’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다.

상담 결과, 의무자는 법령에 정해진 기준을 크게 벗어나 병역감면 대상자는 아니었다. (생계곤란 병역감면은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 가족의 부양비율, 재산액, 월수입액이 법령에서 규정된 기준에 모두 해당이 되는 경우 병역감면처분해 주는 제도이다).

담당이 관련규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해를 구하였으나, 그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토로하면서 막무가내로 떼를 쓰며, 병역을 면제하여 주기를 원했다.

계속된 실랑이로 지쳐갈 때, 그는 청장인 필자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필자는 현실과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의무자를 보며, 1시간여 동안 인생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그의 말을 열심히 들어줬다. 그냥 ‘듣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다해 들어줬다.

결국, 그는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고 본인이 처한 여건 등을 고려하여 ‘취업맞춤특기병’등 다양한 병역제도를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병역의무 이행의 길을 찾겠다고 하면서, ‘보잘것없는 나를 위해 긴 시간을 내 들어줘서 고맙다며 힐링(Healing)이 되었다’고 했다. 그가 던진 한마디 ‘힐링’이 먹먹한 여운을 남기며,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도움을 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 아파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귀 기울여 들어 준 것’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아마도 그와의 만남은 경청의 힘이 발휘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듣는 것’과 ‘경청’의 차이는 크다. 경청은 그냥 듣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담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며 듣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히고설킨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민원인과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실마리를 준다. 왜냐하면, 경청은 분노와 이기심으로 가득한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경청은 마음의 ‘울림’이 되는 공감력(共感力)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병무청에서는 고객 관점에서 다양한 정책·제도를 발굴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공감·소통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 중 경청이 잘 발현(發現)된 사업이 있다. 그 하나는 ‘생계곤란 병역감면 상담서비스’이고 다른 하나는 ‘찾아가는 병무청’운영이다.

생계곤란 병역감면 상담서비스는 가족의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역의무자들을 직접 찾아가 본 제도에 대해 안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특히, 가족 생계 문제로 군 복무에 전념하기 힘든 군 장병들의 경우에는 군부대를 직접 방문하여 상담하는 등, 현장 민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의무자의 입장·처지에 공감하면서 열심히 ‘듣고’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사업이다.

‘찾아가는 병무청’은 국민중심의 서비스 행정 구현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민원인이 병무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국민신문고, 전화 등으로 상담을 신청하면 숙련된 전문상담요원이 찾아가 민원인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한 제도로써, 기다리는 수동적 행정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병무청에서는 ‘경청’의 자세로 임하는 사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전 직원이 힘을 합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우르는 힘 ‘경청’에 대해 주목하고 실천에 더욱 힘써 나갈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진심으로 들어주는 경청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우리 모두 현장에서 배우고 있으므로.

우리 모두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 아닌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듣기를 실천해 나가야겠다. 그러면 경청을 통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더욱 수월하게 합일점을 찾는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학 전북지방병무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청년 김대중의 정신을 이어가는 한동훈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우진미술기행 '빅토르 바자렐리'·'미셸 들라크루아'
  • 옥천문화연구원, 순창군 금과면 일대 ‘지역미래유산답사’
  • 도, ‘JST 공유대학’ 운영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