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북경찰 최초 여경 하트세이버가 탄생했다.<본지 2016년02월12일자 4면 보도>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덕진경찰서 덕진지구대 소속 정치연(여·39) 경사.
지난 2월 10일 오후 10시40분께 경찰 112신고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성의 비명과 함께 ‘다급한 목소리’로 119구급대에 신고하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급박한 강력사건 현장처럼 들렸다.
전화를 걸어온 여성은 감정 정리가 되는 않는 듯 제대로 대화가 되지 않았다.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경찰은 강력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신고가 접수된 곳에서 가장 가까운 덕진지구대로 출동지령을 내렸다. 이에 지구대 직원 4명은 순찰차 2대에 나눠 타고 덕진중학교 인근으로 급히 출동했다.
큰 대로변에 차량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경찰차를 본 남성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당황한 채 아이를 안고 있었다. 아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든 상황이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파랗게 변해가는 아이였다.
육아경험이 있는 정 경사는 우선 남성으로부터 아이를 받아 안고 상태를 살폈다. 불 같이 뜨거웠다. 하지만 아이는 담요 등으로 꽁꽁 싸매어 있었다. 먼저 아이를 감싸고 있는 담요와 옷가지를 모두 벗겼다.
그러나 아이의 호흡과 맥박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정 경사는 우선 아이를 안고 차에 올라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함께 출동한 경찰관들은 순찰차 경광등을 켜고 긴급 상황을 알리며 아이가 탄 차를 호위했다.
바로 옆에 있는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급히 차를 몰았다. 그 안에서 정 경사는 계속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다행히 아이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울음을 터뜨렸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것이다.
급성고열로 호흡을 잃었던 아이는 정 경사의 적절한 조치로 다음날 첫 돌을 맞을 수 있었다.
당시 아이 아버지인 김모(39)씨는 “도움을 주었던 정치연 경사님이 이튿날 병원 응급실에 들려 아이의 첫돌을 축하하며 용돈까지 주고 갔다”며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자신이 첫돌 선물로 받은 생명과 시민들의 온정을 그대로 베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는 18일 정 경사의 공을 인정해 하트세이버 인증서와 배지를 수여했다. 정 경사는 전북경찰청 최초의 여경 하트세이버의 영광과 함께 ‘하트세이버 2호 경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트 세이버는 '심장을 구하는 사람 또는 인명을 소생시킨 사람'이라는 의미로 심폐소생술로 인명을 구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칭호다.
정치연 경사는 “그 당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집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나 바로 아이를 안았다”며 “경찰관이라면 누구라도 했을 당연한 일로 이렇게 칭찬을 받고 하트 세이버로 선정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일에 잠시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하트세이버 1호 경찰관은 김한식 순경으로 당시 경찰제복을 입은 지 4개월 만인 지난 2012년 12월 인증 받았다. 김 순경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심장과 맥박 활동이 정지된 사고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생명을 살렸다./최홍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