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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굳셈과 욕심은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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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굳셈과 욕심은 정반대다
  • 전민일보
  • 승인 2016.03.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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棖也慾,焉得剛

“신정은 욕심이 있는데
어찌 굳세다고 하겠는가”

「논어」의 내용을 가장 훌륭하게 풀이했다는 평가를 받는 주희(朱熹, 1130~1200)에 따르면, 굳센 사람(剛者)은 견강불굴(堅强不屈)의 의지, 곧 굳세고 강해서 굽히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내면이 굳세고 단단한 사람인데, 공자는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탄했던 겁니다.

공자가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은 쉽게 보기가 힘들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신정이 있지 않습니까?”하고 말하는 겁니다. 신정이이야말로 굳세고 강해서 굽히지 않는 사람아니냐는 것인데, 그런 사람에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신정은 욕심이 있는데, 어찌 굳세다(剛)고 하겠는가? (棖也慾,焉得剛)

신정은 공자의 제자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그가 누구이고, 그가 어떤 성품의 소유자인지는 분명하지 않은 인물인데, 공자는 그가 한마디로 욕심(慾)이 있는 것이지 굳센(剛)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욕심(慾)은 기욕(嗜慾)이 많은 것으로, 기욕(嗜慾)이 많으면 강(剛)함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중국 북송(北宋) 때 유학자인 정자(程子)사람이 욕심이 있으면 강(剛)할 수 없고, 강(剛)하면 욕심에 굽히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씨(謝氏)도 말했다. 강(剛)과 욕(慾)은 서로 정반대라면서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물질을 이길 수 있는 것을 강(剛)이라 한다. 그러므로 항상 만물(萬物)의 위에 펴있다. 물건에 가려지는 것을 욕(慾)이라 한다. 그러므로 항상 만물(萬物) 아래에 굽히게 된다. 예로부터 의지가 있는 자가 적고, 의지가 없는 자가 많으니, 부자(夫子)께서 강(剛)한 자를 만나보지 못하심이 당연하다.”

사씨(謝氏)에 따르면, 신정의 욕심(慾)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사람됨이 행행자호자가 아니겠느냐고 말합니다.

행행은 노기(怒氣)를 지니며 으스대는 자호(自好)는 자기 자신을 아낀다는 뜻이니, 행행자호자는 으스대며 잘난 척하는 사람입니다. 하찮은 수준의 의협심을 품고 자신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며 잘난 체하는 사람 말입니다.

그런 사람은 혈기(血氣)의 드센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므로 굳센(剛)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공자가 말하는 의리(義理)의 강(剛)이 아니라 졸장부의 치기(稚氣)라 하겠습니다.

남한테 과시하려는 사욕(私慾)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진정한 강(剛)이 아니라 사사로운 욕심(慾)이라는 것입니다.

맹자(孟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몸을 팔아 임금의 공을 이루게 하는 것은 시골의 자기 명예를 아끼는 자들조차 하지 않는 일인데, 하물며 현명하다고 일컬어지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하겠느냐?”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홍종원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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