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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통폐합 방침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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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통폐합 방침 철회하라
  • 김민수
  • 승인 2007.06.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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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실 통폐합 방침 철회하라 
신 영 규/수필가 자유기고가

 미국의 3대 대통령선거는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격렬했다고 한다. 당시 여당의 연방파를 지지했던 ‘코넥티컷 커런트’라는 신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었다. “제퍼슨이 당선된다면 살인?강도?약탈?간통?그리고 근친상간 등이 공개적으로 자행될 것이다. 고통의 울부짖음이 사방에 메아리 칠 것이고 대지는 흐르는 피로 적셔질 것이며, 온 나라가 살벌해질 것이다.”그러나 이 선거에서 제퍼슨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새롭게 대통령이 된 제퍼슨은 “나는 신문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신문에게서 중상모략에 가까운 비판을 받은 그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는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는 정부라면 어떤 정부도 계속해서 좋은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한 전자의 말은 신문이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여론을 집약하고 표출하는 역할이야말로 사회를 보다 이성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신념을 담고 있다. 언론이 자유롭고 국민 모두가 글을 읽을 줄 아는 나라에서만 만사가 안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문은 세상 사람들이 공유하는 이성을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 신문이 정부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정부가 최근 소위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통해 각 부처 기자실 37개를 대부분 없애고 세종로 중앙청사, 과천청사 등 다섯 곳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한다. 만약 이 방안이 오는 8월부터 실시된다면, 청와대?검찰청?경찰청?국방부?금융감독위원회 등 극소수의 부서 이외에 대부분 정부부서 담당 기자들은 세종로 청사나 과천청사에 마련되는 합동브리핑실로 몰려가서 브리핑을 듣고 기사(?)를 송고하게 된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언론계는 물론 사회단체나 정치권 등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등 야당은 언론자유 말살과 국민의 알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과 함께 이에 대한 법적?정치적?수단을 동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심지어 기자실 통?폐합 실무를 맡은 국정홍보처를 폐지하는 법을 국회에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기자실 통?폐합조치에 줄곧 반기를 든 사람들은 그간 참여정부의 언론개혁에 지지의사를 밝혀온 개혁성향의 언론단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실 통?폐합을 강행한 저의는 무엇인가. 이미 연초에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실에서의 담합을 문제 삼고 운용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적이 있었다. 결국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말하자면 참여정부의 실정을 까발리는 언론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 언론이 밉다고 언론 기능마저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만약 정부 방침의 시스템대로 나간다면 국민의 알 권리가 현저하게 침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자는 시시각각 발생하는 유의미한 뉴스를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국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기자 본연의 기본적인 사명의식이다. 정확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려면 기자는 언제 건‘사건’의 중심에서 잠시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과 긴밀히 교류하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의 기자실 축소로 인해 가뜩이나 열악해진 대정부 취재통로의 사실상 폐쇄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방안이 ‘정부 입맛대로의 기사’를 낳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취재를 위한 정부부처 공무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기자들이 부정확하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다는 편협한 판단에 근거해 실체적 진실을 캐려는 기자의 취재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언론의 생명은 자유로운 취재와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있다. 이런 면에서 ‘취재원 선진화 방안’은 되레 언론문화를 후퇴시키는 의 길임을 자각해야 한다. 기자실 통?폐합 방침을 즉시 철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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