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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화와 복은 서로 물려있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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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화와 복은 서로 물려있는 것이니
  • 전민일보
  • 승인 2016.03.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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禍兮福之所倚福兮禍之所伏

“재앙에는 복이 기대있고,
복에는 재앙이 엎드려있다”

미다스의 손길(Midas touch)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손대는 일마다 커다란 성공을 거둬서 엄청난 이익을 내는 능력자에게 붙는 말입니다.

오늘날에는 사업에 손을 대는 족족 성공을 거두는 백만장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데, 그 유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다스(Midas) 왕 일화에서 나왔습니다.

어느 날 디오니소스 신은 자신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인 실레노스(Silenos)를 열흘 낮 밤 동안 잔치를 베풀며 성대하게 환대한 미다스 왕에게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테니 말하라고 하자, 미다스가 말합니다.

“제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누런 황금이 되게 해주소서!”

자기 손으로 만지는 것을 모조리 황금으로 바뀌게 해달라는 미다스 부탁에 디오니소스는 ‘그보다 더 나은 소원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면서도 흔쾌히 들어주었습니다. 미다스는 흐뭇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험 삼아 참나무 가지를 하나 꺾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가지가 정말 황금가지로 바뀌었습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겁니다. 조약돌을 하나 들어보았더니 그것도 곧바로 황금으로 바뀌었고,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한 알 따보았더니 사과도 황금으로 바뀌었습니다. 미다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그는 시종들에게 명하여 진수성찬을 차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입니까? 황홀한 기적이 재앙으로 바뀐 겁니다. 시종이 차려온 식탁에 앉아 빵을 집어도 딱딱한 금덩어리로 바뀌고, 고기를 한입 베어 물어도 딱딱한 금으로 바뀌었습니다. 포도주를 한모금 마시려 하자 포도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금덩어리가 되고요. 도무지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게 된 미다스 왕은 그제야 자신이 말한 소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재앙에는 복이 기대있고, 복에는 재앙이 엎드려있다.(禍兮福之所倚福兮禍之所伏)

노자(老子)가 말했던 것처럼 재앙은 행복의 근원이 되고, 행복은 재앙은 근원이 되는 게 우주만물의 이치입니다. 화(禍)와 복(福)은 본래 절대성을 띤 것이 아닙니다. 화(禍)와 복(福)은 서로 물려있는 것으로, 화가 다하면 복이 화의 꼬리를 몰고 오며, 복이 다하면 화가 복의 고리를 몰고 오게 돼있습니다.

화를 받는다고 너무 살망할 것도 없고, 복을 받는다고 너무 기뻐할 것도 없습니다. 화가 없는 복은 없고, 복이 없는 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다스같은 사람들이 좋은 게 다시 나쁜 것이 되고, 선이 다시 악이 될 때에 세상의 행복과 불행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한탄할 뿐입니다.

최현숙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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