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19년 3월 10일 임실군 오수보통학교(현 오수초등학교) 학생들이 오수역전에서 만세 운동을 벌였다. 당시 오후보통학교 훈도였던 설산 이광수 선생과 학생들이 주도한 만세운동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보통학교 학생들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 사건은 도내 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되어 만세운동 전국 10대 의거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달 13일 전주 장날에는 신흥학교와 기전학교 학생, 천도교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남문 밖에서 시내로 진입했다. 이에 앞선 같은 달 1일 전주 천도교 교구실에서 만세운동에 대한 모의를 시작했으나 왜경에게 발각됐다. 이로 인해 신흥각교 등 전주 학교들이 강제로 임시방학에 들어가고 관련자들이 옥고를 치르는 등 수난을 당했다. 하지만 임영신 등으로 조직된 비밀결사대와 신흥학교 학생, 서문교회 김인전 목사 등이 만세운동 준비를 계속했다. 13일 전주 만세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300여명이 왜경에 잡혔으나 독립만세운동은 급속도로 전라북도에 퍼져나갔다.
이와 같은 전북의 3.1 만세운동 등 우리지역의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와 사료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하기 위해 각 지역 등에 흩어져 있는 사료를 모아 전북지역 독립운동의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8일 전주동부보훈지청 등에 따르면 전북지역 독립운동 관련 시설은 기념비 49곳, 생가·사당 15곳, 기념탑 10곳 등 모두 97곳에 이른다. 우리지역 독립운동가는 모두 754명으로 건국훈장 대통령장 4명, 독립장 37명, 애국장 173명, 애족장 305명 등이다. 운동계열별로 보면 의병활동 유공자가 25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3.1운동 유공자가 22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공훈록과 활동 등이 각자 정비되고 있었다.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은 “전북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한 공훈록이나 역사적 기록 등을 정비하고 있지만 기초지자체나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전북지역 독립운동 역사를 후세에 알리기 위해서 이들의 유적이나 현장이야기, 사료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3.1만세운동 등 도내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분들 가운데 두 분만 생존해 계시지만 건강이 좋지 않다”며 “특히 유족분들도 고령에 접어들면서 당시 상황을 정리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독립운동을 재조명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 박설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와 독립유공자 박중훈씨 등이 울산독립공원 조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상북도는 독립운동기념관을 이미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새로운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기공식을 갖는 등 지역 독립운동사 체계적 관리에 노력하고 있었다.
이 지부장은 “3.1운동의 시작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돼 현재까지 이어오는 등 후손들이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지역 독립운동 사료를 모으고 정기적인 학술제 개최 등 후손들에게 우리지역 독립운동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최홍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