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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되돌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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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되돌아 보며
  • 전민일보
  • 승인 2016.02.2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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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용인을 다녀왔다. 요즘 잘나가는 아모레퍼시픽인재홀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위해서...

어제처럼 장거리 여정은 저의 일과 중에서 아주 귀한 시간이다. 오직 나만의 작은 공간에서 생각은 자유롭게 할 수 있기에 한두 가지 화두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날에는 많은 후배들이 자녀들을 앞세우고 작년에 신축한 희망원(우리집)에 세배를 왔다. “형님! 세배 갈께요.”하고 쳐들어오면 꼼짝없이 맞이해야 한다. 이렇게 자녀들을 앞세우고 쳐들어온 후배들이 10명도 넘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기 전에 우리 부부는 후배 부부와 먼저 맞절을 한다.

그렇게 서로 맞절을 한 다음에 함께 온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는데 세배를 받을 때는 좋지만 아이들에게 지출되는 세뱃돈은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올해는 나름 선방을 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명절이 되면 점점 더 많은 후배들이 자녀들을 앞장 세우고 찾아올 것인데 돈이 없으면 큰 아빠 노릇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디 세뱃돈만 그러하겠는가.

돈이 없으면 형님 노릇 하기도 어렵고, 어른 노릇 하기도 어렵고, 좋은 일 하기도 어렵고, 더구나 리더가 되기는 더 어려운 것이 요즘 현실이니 말이다.

어제는 차를 타고 4시간 가까이 여행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한다든지 새 학기를 맞이한다든지 뭔가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면 본능적으로 어떤 다짐이나 결심을 하게 된다. 그 다짐이나 결심은 지금의 나보다 더 발전된 내가 되고자 하는 수단이다.

그런데 그 다짐이나 결심은 우리가 굳은 각오와 인내심만 뒷받침 되었으면 대개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전혀 불가능 일인데 이것을 하겠다거나, 저것을 하겠다며 허황된 것을 결심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와 생각하니 내가 만약에 지금껏 결심하고 다짐한 것 중에서 절반만이라도 실천에 옮겼으면 나의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나만 그러겠는가. 이글을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심한 것의 절반이 아니라 절반의 절반이라도, 아니, 그 절반의 절반의 절반이라도 실천을 했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펼쳐져있는 상황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것이다. 올해만 해도 그렇다.

올해 계획한 결심들이 몇 개가 있었다.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결심들이었다. 그런데 그 결심을 하고 아직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한두 개는 희미해지려고 하고 있다.

새해도 지났고, 입춘도 지났고, 설날도 지났고, 1년 열두 달 중에서 벌써 두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벌써 얼음을 뚫고 여기저기서 봄꽃도 피기 시작했다.

올해는 정말로 예년과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그동안 마음뿐이었던 것들도 올해는 실천에 옮겨보려고 한다. 쫀쫀하게 말고 통 크게 살아보려고 한다.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4시 반이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운동을 나가는 친구가 있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날에도 새벽 4시 반이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친구이다.

어느 날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새벽에 일어나려면 안 힘드냐고.

그런데 그 친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힘들다고. 10년이 넘도록 날마다 반복하는 일이지만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그렇지만 힘들어도 꾸역꾸역 일어나서 운동을 나간다고.

그 친구는 이불 속에 머무는 것보다 일어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낫기 때문에 힘들어도 날마다 운동을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돌아오면 이불 속에서 머문 것보다 후회도 덜하고 훨씬 더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매년 해가 바뀌면 우리는 올해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그러나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새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특별한 일을 선물해 주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친구의 우직한 말처럼 우리가 결심한 것을 실천하기 위해 매번의 시작이 주는 힘듦을 그저 묵묵히 견디어 내는 일이 아닌가 싶다. 하기로 한 것은 해내는 것. 힘들어도 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송경태 시각장애인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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