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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대통령이 할 일은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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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대통령이 할 일은 간단합니다
  • 전민일보
  • 승인 2016.01.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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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爲天下者亦奚以異乎牧馬者哉
亦去其害馬者而已矣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말을 먹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말을 못살게 구는 것들을 없애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중국 신화시대의 황제(黃帝)가 대외를 찾으려고 구자산(具茨山)을 찾아갔습니다. 방명(方明)이 수레를 몰고 창우(昌寓)가 수레몰이의 조수가 되고, 장약(長若)과 습붕이 앞에서 길을 인도하며, 곤혼(昆闇)과 골계(滑稽)가 수레 뒤를 따랐습니다.

대외는 천하를 다스리는 대도(大道)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런 대도를 찾아 황제는 훌륭한 신하 여섯 명을 거느리고 먼 곳까지 길을 나섰는데, 그만 양성(襄城) 들판에 이르렀을 때 일곱 명의 성인들이 모두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물을 곳이 없어 참으로 난감하다며 발을 동동거리는데, 한참 지나자 말 먹이는 아이 하나가 오는 겁니다. 황제는 그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며 길을 물었습니다.

“너는 구자산을 아냐?”

“예.”

“너는 대외가 계신 곳도 알고 있냐?”

“예.”

자신들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대외가 있다는 곳을 안다고 하자, 황제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기이하다. 어린아이가 구자산을 알 뿐만 아니라 대외가 있는 곳도 알고 있으니. 그럼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도 물어 보자꾸나.”

황제의 느닷없는 질문에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합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도 이런 대로 지내기만 하면 될 겁니다. 무슨 일을 하려고 애씁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천지 사방 안에서 노닐었는데, 마침 눈이 어두워지는 병에 걸렸습니다. 어떤 어른이 제게 가르쳐 주시기를 너는 해를 수레삼아 타고 양성 들판에 노닐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제 병이 약간 나은 듯하니, 저는 다시 천지 사방의 밖을 나가 노닐어 볼까 합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도 이렇게 하시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제가 무슨 하는 일이 따로 있겠습니까?”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진실로 자네가 할 일은 아닐세. 그렇지만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게.”

아이는 모른다고 거절했지만, 황제가 거듭해서 묻자 마지못한 듯이 대답했습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말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말을 못살게 구는 것들을 없애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夫爲天下者亦奚以異乎牧馬者哉 亦去其害馬者而已矣)

요즘말로 하면, 대통령이 할 일은 간단하다는 겁니다. 국민들을 못살게 굴지만 않으면 된다는 겁니다. 국민들 생활에 걱정이 없게 말입니다. 소년의 말을 들은 황제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뒤, ‘하늘이 내린 스승’이라고 칭찬하면서 돌아갔습니다. 「장자」 서무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심우석 관광학 박사, 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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