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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결빙 막자” 전직원 동원에 밤샘 작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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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결빙 막자” 전직원 동원에 밤샘 작업까지…
  • 최홍욱 기자
  • 승인 2016.01.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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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폭설과의 사투’]23일부터 도로과 전직원 주말 반납하고 비상대기
 

<편집자주>지난 18일과 폭설과 함께 찾아온 한파로 도로에 눈이 얼어붙어 전주시에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퇴근시간에 맞춰 내린 눈에 낮은 기온으로 제설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23일 더 많은 눈과 추위가 찾아올 것이 예고되면서 전주시는 서둘러 제설 대책을 마련했다. 그리고 23일 단시간에 15㎝ 넘게 쏟아지는 눈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기온에 맞서 제설작업을 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동원했다. 긴박했던 전주시의 제설작업을 시간순서대로 되짚어봤다.

 

 
지난 18일 전주시청 도로과에 비상이 걸렸다. 눈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추위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통대란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당시 기상예보와 달리 퇴근시간에 눈이 시작되면서 제설작업 차량이 퇴근길 정체에 휩싸이면서 제설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폭설에서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과와 재난상황실, 완산구청, 덕진구청 등 관계자들이 모여 개선안 마련에 돌입했다. 먼저 눈이 내리고 난 뒤 시작되는 제설대책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퇴근시간 또는 출근시간에 눈이 예상될 경우 선제적으로 먼저 제설제를 살포하기로 했다. 또 제설작업을 하기 위한 비상소집을 강화해 적설량과 기온 가운데 1가지만 해당돼도 바로 비상소집과 함께 제설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일 관계기관 회의를 시작했다. 18일에 내린 눈보다 많은 눈이 23일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가 끝난 뒤 바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개설했다. 조봉업 전주시 부시장을 포함해 도시국장, 재난상황실장, 완산구청과 덕진구청 담당자 등 14명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20일부터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난 18일 사태를 교훈 삼아 만든 ‘2016년 제설대책 개선안’을 즉각 시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각 동사무소에 구비된 소형살포기 정비와 점검을 실시했다. 살포기를 제작한 회사에 도움을 요청해 제설예상 기간 비상대기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2일 대설대비 도로과 전직원 회의를 통해 각각의 업무를 분장하고 동사무소 제설자재와 지원 필요사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오후 5시에는 전주시 전직원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주말에 예상된 폭설에 대비해 비상대기 하도록 했다.

 
23일 오전 7시 기상예보를 접한 비상근무자는 예상적설량과 기온 등을 담당자들에게 전파하고 현재 제설 대비 상황을 다시 확인했다. 도로과 전직원들은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모두 출근해 비상대기를 시작했다. 오전 10시에는 전주시 전공무원에게 문자발송을 통해 ‘비상대기’할 것을 주문했다.

오전 11시45분. 이날 눈이 오후 3시부터 내릴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맞춰 도로과와 완산구청, 덕진구청 직원들은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오후 3시30분 전주시 완산구의 금산사선 등 취약도로에 대한 제설제 살포가 시작됐다. 아직 눈이 쌓이지 않았지만 전주시 주요 간선도로 전노선에도 사전 대응을 위해 제설제를 뿌렸다.

초반 제설제 살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후 4시30분 전주시 간선도로 전노선과 금산사선 등 취약도로에 제설제 살포를 완료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해가 지자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후 6시 시장실에서 간부공무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상상황 및 제설대책 보고가 진행됐다. 바로 각 동사무소에 대기하고 있던 소형살포기까지 동원해 제설작업에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날 밤 제설작업은 진전이 없었다. 눈이 내리는 양과 속도가 제설작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더구나 기온이 크게 낮아져 제설제가 뿌려졌지만 쌓인 눈은 여전히 녹지 않았다. 24일 밤 12시, 결국 그레이더가 투입됐다.

 
녹지 않는 눈을 그레이더로 밀어 도로변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금산사선과 꽃밭정이, 백제대로와 동부대로를 그레이더가 밀고 지나갔지만 이내 눈이 다시 쌓였다. 새벽 1시 시장주재로 관계관 회의가 진행됐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오전 4시에 다시 모든 노선에 제설제를 살포했으나 이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도로과 직원과 시설직 공무원들의 전화가 오전 5시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군부대, 경찰서, 장비협회 등에 연락을 시작했다. 낮은 기온으로 녹지 않는 눈을 치우기 위해 ‘그레이더’를 수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민간 그레이더 기사들은 미끄럼 위험과 맨홀 뚜껑 등에 의해 삽날이 깨질 것을 우려해 작업을 꺼려했다.

시간이 갈수록 눈은 더욱 쌓여만 갔다. 지난 20일 개설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실시간으로 제설현황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직 대부분 노선에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조만간 일요일 해가 뜨면 다시 교통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남은 방법은 인력동원밖에 없었다. 결국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 야간 제설작업 종료시점까지 전주시 전공무원이 투입돼 전노선에서 제설작업이 진행됐다.

 
주간 제설작업이 시작됐지만 작업 방식은 변화가 없었다. 중형살포기 6대와 그레이더 2대, 삽날차 1대가 동원됐지만 작업은 여전히 더뎠다. 이때 희소식이 들어왔다. 오전 10시 30분 경상북도 경주와 안동, 구미, 경산 등에서 제설장비 7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전주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그레이더가 새벽부터 활약했지만 모든 구간에 투입되지 못했지만 7대가 추가된다는 소식에 한숨이 놓였다. 이날 오후 4시에 도착한 경북의 그레이더 7대는 도로에 얼어붙었던 눈들을 쓸어내기 시작했다. 다음 날인 월요일 출근시간에 예상된 ‘교통대란’에 대한 무게가 줄어드는 순간이었다. 이날 도착한 경북의 그레이더들은 25일까지 전주시의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쌓인 눈을 치웠다. 또 전주시 공무원들은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뿌리는 등 26일까지 제설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유영문 전주시 도로과장은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제설작업으로 도로과 전 직원들이 집에도 가지 못하고 제설작업에 매달렸다”며 “다행히 지난 18일에 일어났던 교통대란이 재현되지 않아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설작업도 마찬가지였지만 제설제를 뿌려도 낮은 기온으로 눈이 녹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제설제를 뿌려도 차량통행이 늘어나야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대부분 기온이 낮은 새벽시간에 뿌려진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한 모든 전주시청 공무원들이 이번 제설작업에 매달렸다”며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제설작업이 끝날 때까지 대부분 공무원들이 집에도 가지 못하고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여러분들께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내집 앞 눈치우기에 자발적 참여하는 등 제설작업에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최홍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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