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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람이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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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람이 살다보면
  • 전민일보
  • 승인 2016.01.25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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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而不改是謂過矣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 ”

사람이 살다 보면,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게 됩니다. 몸이 한 군데씩 망가지고 고장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는 재빨리 나서서 고쳐야 합니다. 재빨리 나서서 고치지 않으면 영영 쓰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몸만 아프고 고장 나는 게 아닙니다.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두 번씩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입니다.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신(神)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인 이상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입니다. 사람인 이상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인 까닭에 잘못을 저지르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은 저지르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을 고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공자(孔子)는 말합니다.

過而不改是謂過矣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신(神)이 아닌 까닭에 잘못을 저지르는 겁니다. 어찌 보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괜찮습니다. 잘못을 고쳐서 똑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문제는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닙니다. 잘못을 저지르고서 고치지 않아서 잘못이 고질로 굳어지는 것입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앞의 과(過)를 과중(過中)이라 부르고, 뒤의 과(過)를 죄과(罪過)라고 풀이합니다. 잘못이란 중도에서 벗어난 것을 일컫는 것이나, 그것을 고쳐 중도를 얻으면 잘못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이것을 일컬어 죄과(罪過)라는 말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기의 잘못을 쉽게 발견한다고 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일을 잘못했다든가 말을 잘못했을 때, 스스로 그것을 알까요, 모를까요? 분명히 압니다.

사람에게는 한 가지 병폐가 있는데, 수양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면, 참으로 고치기 어려운 병폐를 가지게 됩니다.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바로 다음 순간 갖가지 이유를 찾아내 자기 행위를 절대 옳은 것이라고 우기고, 생각할수록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특히, 사업에서 좀 성공한 사람들이 이 병폐를 가지고 있으면 어찌해 볼 방법이 없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곧바로 나서서 과감하게 고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부이고 수신입니다. 몸을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망가진 몸을 고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몸을 부지런히 닦아 사람의 도리를 다하되, 뭔가 잘못되었을 때는 곧바로 바로잡아야 제대로 된 수신입니다. 몸을 깨끗이 갈고 닦아서 바른 길로만 가되, 어쩌다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는 곧바로 돌아 나오는 겁니다.

황미옥 조각가, 군산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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