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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인간은 만들어가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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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인간은 만들어가는 존재
  • 전민일보
  • 승인 2015.11.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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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相近也習相遠也

“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은 서로 멀어진다 ”

흔히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인간도 동물은 동물인데, 이성을 갖고 있는 동물이라는 말입니다.

인간도 동물인 까닭에 본능과 감각능력에 따라 행동합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며, 성(性)행위를 통해 자식을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짐승처럼 본능이나 감각능력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이성을 통해 참과 거짓을 판단하고, 선과 악을 구별하며, 아름다움과 추함을 가려내서, 마땅히 해야 할일을 찾아합니다. 게다가 인간은 똑같은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르게 반응하고, 그에 따라 저마다 삶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習)은 서로 멀어진다.(性相近也習相遠也)

사람이 타고난 성품(性)은 누구나 비슷합니다. 본래부터 좋고 나쁜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태어난 뒤의 경험과 환경, 학습과 교육을 통해 선(善)해지고 악(惡)해집니다.

한(漢)나라 때 학자인 유향(劉向)이 엮은 책 「열녀전」에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맹자 어머니가 아들을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해 세번이나 이사했다는 뜻으로, 자식을 위하는 숭고한 모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맹자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위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처음에는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습니다. 어린 맹자는 매일 묘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흉내 내는 놀이를 즐겼습니다. 죽음을 슬퍼하며 발을 구르는 의식과 시체를 매장하는 일을 흉내 내며 노는 겁니다.

맹자 어머니는 자식 교육에 좋지 않다고 여겨 시장 옆으로 이사 갔는데, 이번에는 장사치 흉내를 내며 노는 것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곳도 자식을 키울 만한 곳이 못된다고 여겨 학교 옆으로 이사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맹자가 제기(祭器)를 배열하고 예(禮)를 갖추어 나아가고 물러나는 의식을 흉내 내며 놀았습니다.

공자(孔子)가 어렸을 때 놀던 것과 똑같이 말입니다.

맹자 어머니는 그제야 “이곳이야말로 우리 아들을 키울만한 곳이다.”며 그곳에 눌러 살았고, 맹자는 자라서 군자가 갖추어야 할 육예(六藝)을 익혀 대학자가 되었습니다. 나오는 이야기로, 태어난 뒤에 받은 교육과 학습, 경험과 환경에 따라 길러지는 습성(習)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삶은 바꿀 수 없는 형태로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짐승들은 주어진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지만, 인간은 스스로 말들어가는 존재입니다. 닦으면 닦을수록 빛을 내는 보석처럼,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아름다워지는 게 인간의 삶입니다. 누구라도 조금씩 나아가고,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향해 노력한다면, 틀림없이 그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홍종원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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