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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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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 전민일보
  • 승인 2015.11.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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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山九仞 功虧一簣

“아홉 길이나 되는 높은 산을 쌓을 때
흙 한 삼태기 때문에 모든 공이 무너집니다”

「서경(書經)」을 보면, 주서(周書) 여오(旅獒)라는 글이 있습니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을 무너뜨리고 천하의 주인이 될 때 일입니다. 서쪽에 있던 여(旅)나라에서 오(獒)라는 개를 공물(貢物)로 바치자, 무왕이 몹시 기뻐했습니다. 오(獒)는 키가 네 척(尺)이나 되는 커다란 개로 사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애완동물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여오(旅獒)는 태보(太保) 자리에 있던 소공(召公) 석(奭)이 오(獒)를 받고 기뻐하는 무왕에게 지어 보낸 글인데, 그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아홉 길이나 되는 높은 산을 쌓을 때 흙 한 삼태기 때문에 모든 공이 무너집니다.  (爲山九仞 功虧一簣)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일을 끝마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기까지 결심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반쯤은 보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시작이 중요합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일들이 모여서 큰일이 되는 법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로 시작하더라도 하나씩 하나씩 쉬지 않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됩니다. 땅을 평평하게 고를 때 단지 흙 한 삼태기를 퍼다 붓고 앞으로 나아가도 내가 나가는 것이고, 그렇게 나가다 보면 언젠간 반드시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마련입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시작을 아무리 잘해도 끝마무리가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용머리에 뱀 꼬리(龍頭蛇尾)라고 시작은 그럴 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해서는 안 됩니다. 용머리처럼 시작은 거창하게 하다가 뱀 꼬리처럼 마무리에서 흐지부지하면 안됩니다. 화려한 시작보다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더 중요합니다. 유종의 미(有終之美)라고 끝마무리가 좋아야 모든 게 좋아지는 법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일들이 모여 큰일이 되지만, 작은 일 하나 때문에 큰일이 망쳐지기도 합니다. 아홉 길 높은 산을 만드는 데 흙 한 삼태기를 채우지 못한 채 그친 것도 내가 그친 것이고 내가 망친 것입니다.

그동안 아무리 공을 많이 들였다 하더라도 내가 망친 것입니다. 모두가 내 탓이고 내 책임입니다. 마지막 흙 한 삼태기를 채우지 못하고 멈춘 것도 내 책임이고, 처음 시작하는 흙 한 삼태기를 부은 것도 내가 한 일입니다. 아무리 공이 많다 해도 멈춘 것은 내가 멈춘 것이고, 아무리 작은 공이라도 처음 시작한 것도 내가 시작한 것입니다.

배움도 똑같습니다. 시작과 끝이 모두 내 탓입니다. 모두 나한테 달려있는 것이지 남에게 달려있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으면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을 이루지만, 중간에 그만두면 그때까지 이룬 공도 모두 무너지는 법입니다.

황미옥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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