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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발 척척’ 두손 맞잡고 쉘위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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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발 척척’ 두손 맞잡고 쉘위댄스
  • 최홍욱 기자
  • 승인 2015.11.10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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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결성… 9쌍부부 18명 회원 활동
 

우아한 손짓으로 서로를 감싸고 있는 남성과 여성, 상대방을 보는 그윽한 눈빛과 입가에 가득한 미소는 두 사람이 연인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격하지 않은 몸짓을 서로 주고받지만 숨은 정열을 감출 수 없었다. 갑자기 빠른 곡으로 바뀌었지만 누구하나 거친 숨을 쉬지 않고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음악의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가끔 힘찬 구호와 함께 서로를 배려하는 몸짓을 주고받는 모습은 어느 젊은이 못지않은 격렬함이 느껴졌다.

전주양지노인복지관의 댄스동아리 ‘꼬까나비’의 연습을 보고 있으면 격렬한 춤사위에 놀랄 수밖에 없다. 또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부부로 구성된 회원들에게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노련함이 묻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결성된 ‘꼬까나비’ 동아리는 현재 9쌍의 부부 18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제8회 토토시니어페스티벌 본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공연과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이미 실력은 검증 받은 셈이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에서 100회가 넘는 문화공연활동을 하고 최근에는 IBK 휴먼네트워크 ‘댄스는 사랑을 싣고’프로그램에서 이주여성 부부를 위한 건강 멘토 활동을 하는 등 나눔의 삶도 실천하고 있다.

 
‘고까나비’를 지도하고 있는 김양희(57) 지도강사는 “처음 동호회가 만들어져 초빙돼 왔는데 회원들 모두 수업에 몰입하는 등 댄스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 벌써 6년째 맡고 있다”며 “댄스 수업은 신체를 움직이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 부부가 함께 할 수 있어 심리적 교감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회원들이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체에 무리 없이 개개인의 건강과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댄스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사 공부를 병행하면서 댄스를 통한 사회복지를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댄스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었다. 건강과 활력을 찾은 회원부터 서로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부부까지 다들 댄스의 긍정적인 면에 푹 빠져 있다.

처음 ‘실버’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들어 반신반의 했던 이복재(69), 유도순(65) 부부는 다른 회원들의 실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부가 함께 테니스 등 운동을 계속했던 터라 체력적으로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댄스 역시 많은 체력이 필요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 1~2년은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힘들어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다른 회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함께 연습하다보니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원순(69), 이정재(66)부부는 퇴직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댄스를 시작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특히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결혼을 하고 52년을 함께 살고 있는 류복환, 김상임(76)부부는 양로원 등에서 공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들 부부는 “매일 같이 나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수업을 받으니 더욱 애틋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다”며 “공연 봉사활동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취미생활로 댄스를 시작한 왕국민(78), 임수정(73)부부는 삶의 활력과 건강을 되찾았다. 이들 부부는 “4년 동안 같은 관심사를 이야기하면서 공감을 배웠다”며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애틋해졌고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10년 넘게 장사를 하면서 다툼이 잦았던 윤가홍(63), 장옥화(62) 부부도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댄스가 많은 도임이 됐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점을 두고 많이 다투었지만 일을 쉬면서 시작한 댄스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게 됐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직을 은퇴한 최문칠(75)씨는 댄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졌던 아내 강예자(71)씨를 설득해 함께 댄스를 시작했다. 최씨는 “평소 아내 무릎이 좋지 않았었는데 댄스를 배우고 좋아져 지금은 오히려 아내가 더 적극적이다”며 “함께 레크레이션에도 참가하는 등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현재(69)씨는 평생 자신을 내조했던 신점옥(64)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퇴직을 한 뒤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우연히 댄스수업을 듣게 됐다. 처음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댄스의 매력에 빠졌다. 이들은 “부부가 땀을 흘리며 호흡을 맞추는 등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예전 연해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처음 동호회 창단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황수석(74), 박현숙(68) 부부는 “복지관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시작했지만 초기 회원모집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부회원만으로 구성된 팀은 ‘꼬까나비’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많은 수상을 하고 있지만 그만큼 회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복지관과 양로원 등에서 공연하는 봉사활동을 계속하면서 더 큰 무대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최홍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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