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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물이 극에 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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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물이 극에 달하면
  • 전민일보
  • 승인 2015.10.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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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極必反器滿則傾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가득 차면 넘친다”

중국에서 여성으로 유일하게 황제가 되었던 인물이 있습니다. 당(唐)나라 고종(高宗)의 황후였지만 690년 국호를 주(周)로 고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반대파를 매우 엄격히 감시하고 통제하는 공포정치를 실시했지만 백성들의 생활은 안정되었습니다.

그녀의 통치기는 당(唐) 태종(太宗)이 통치하던 ‘정관의 치’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아 ‘무주의 치’라고 불렸고, 당의 전성기인 현종(玄宗) 때의 ‘개원의 치’의 기초를 마련하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699년부터는 장역지(張易之), 장창종(張昌宗) 형제와 환관(宦官) 설회의 같은 총신(寵臣)들이 횡포를 부리는 폐단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705년에는 병을 앓아눕자 장간지(張柬之)를 비롯한 재상(宰相) 들이 양위하라는 압박에 따라 그녀는 태상황(太上皇)으로 물러납니다. 그리고 무후는 그 해 12월 16일, 자신의 묘비에 한 글자도 새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습니다. 바로 측천무후(則天武后)입니다.

「당서(唐書)」를 보면, 측천무후는 원래 당나라 태종의 후궁이었다가 고종의 황후가 됩니다. 고종이 죽은 뒤에는 왕위를 이어받은 중종의 나이가 어린 이유를 들어 무후가 섭정을 하였는데, 중종이 친정(親政)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섭정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자, 소안환(蘇安桓)이라는 대신이 상소를 올려 간언합니다.

하늘의 뜻과 백성의 마음은 모두 이씨(李氏)인 당나라 황실에게로 향하고 있으니 이제는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겁니다. 어째서 그런가?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가득차면 넘친다.(物極必反器滿則傾)

어떤 사물이나 형세든 고정되어 불변하는 게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게 마련이니, 어떤 일을 하든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우주 만물의 운동원리는 간단합니다. 둘 가운데 어느 한쪽이 강성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반대쪽이 강성해지면서, 서로 강약을 엇갈려 반복합니다. 우리 속담에 “달도 차면 기운다.”고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둥근 보름달이 뜨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시 기울기 시작합니다.

무언가 꽉 찬 시점에 다다르면 분명 기울기 시작하고, 다 기울게 되면 다시 또 새로운 무엇이 차오릅니다. 현재를 지배하는 그것도 잠시, 뒤에 오는 것에 자리를 내어주게 돼있습니다. 좋은 시간도, 힘겨운 시간도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그것이 어떤 시간이든, 좋든 나쁘든 간에 반드시 바뀌게 돼있습니다.

좋음 속에 나쁨이 들어있고, 나쁨 속에 좋음의 씨앗이 있습니다. 지금 몸이 건강하기 때문에 아플 수 있는 것이고, 아프기 때문에 건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몸이 아프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절망 끝에 희망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변화의 춤이 우리의 삶을 버티게 해주는 힘입니다.

김삼덕 보건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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