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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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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 전민일보
  • 승인 2015.10.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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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知之亦囂囂 人不知亦囂囂

“남들이 알아주어도 효효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효효하시오”

「맹자」를 맹자(孟子)가 송구천(宋句踐)이라는 사람을 만나 유세(遊)를 잘 하는 비결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남들이 알아주어도 효효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효효하시오.

人知之亦囂囂 人不知亦囂囂

남들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상관없이 늘 효효하는 것이 유세(遊說)를 잘하는 비결이라는 겁니다. 유세(遊)가 무엇입니까? 여러 지역으로 돌아다니며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설명하거나 선전하는 것 아닙니까?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설명하거나 선전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유세를 잘 하려면 상대방의 반응이 어떻든 효효해야 한다는 겁니다.

효효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것’, ‘시끄럽게 떠드는 모양’을 비롯해 여러가지 뜻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스스로 만족하여 욕심이 없는 모양’또는 ‘느긋하여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모양’이라고 풀이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러니까 유세를 잘 하려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늘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느긋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세는 내가 하는 것이고,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방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인정에 너무 매달리다 보면, 그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던, 자기가 갈길을 꿋꿋하게 가는 게 훌륭한 유세가입니다. 세상에 나아가 유세를 하는 것은 자신이 유명해지려는 게 아니라 진리를 펴고 세상을 구제하려는 것이므로, 남이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는 것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맹자가 한 말에서 한가지 생각할 게 있습니다. ‘유세’라는 말로 풀이된 유(遊)라는 글자를 ‘즐기다’라는 뜻으로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맹자(孟子)가 만난 송구천(宋句踐)이 그 당시 이름 있는 유세가의 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다 보니, 유(遊)라는 글자를 ‘유세’로 풀이했는데, 뒤의 이어지는 말들을 보면 유(遊)를 ‘유세를 잘하는 비결’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비결’로 보아서, 맹자의 말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그대는 즐기며 사는 것을 좋아합니까? 내가 그대에게 즐겁게 사는 방법을 말해주겠소. 남들이 알아주어도 효효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효효하는 것이오.”

남들의 인정과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세상 잣대에 매달리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게 행복의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그럴듯한 풀이지요? 이렇게 해석해야 “어떻게 하면 효효할 수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대한 맹자의 대답이 더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김용웅 전주대학교 씨름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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