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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성공한 사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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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성공한 사람일수록
  • 전민일보
  • 승인 2015.10.1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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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尺竿頭更進一步

“백 척이 되는 장대 끝에 서서

다시 한 발을 내딛어라”

흔히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목숨을 걸고 하기 때문에 길을 잘못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목적을 달성해 성공하고 나면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달도 차면 기운다고, 만월을 이룬 뒤에는 달도 점점 기울게 되는 법입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나를 믿고 나의 장래에 실패는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지가 없으면 성공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성공해서 높은 위치에 오르면 이번에는 확신보다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독단은 금물입니다.

왜 그런가? 어째서 독단이 위험한가? 세상이, 사회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는 정보수집능력이 있어서 그 능력을 토대로 판단하면 옳은 결과를 얻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사회는 더욱 복잡하게 되고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그런 때는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성공하고 있을 때, 특히 절정에 이르렀을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런데 성공했다는 자만심이 그런 자각을 방해하고, 자신은 계속 괜찮을 것이라는 기분에 빠지게 하는 것입니다. 중국 당나라 공안집인 「무문관」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백 척이 되는 장대 끝에 서서 다시 한 발을 내딛어라.(百尺竿頭更進一步)

백 척이나 되는 장대 끝에 서서 다시 한 발을 내디딘다면 어떻게 될까요? 말할 것도 없이 떨어져 죽습니다. 그런데도 한 발 내디디라고 말합니다. 옛 어른들은 백 척이나 높은 장대에 올라가서 앉을 수 있는 사람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아직 진리(眞)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백척간두 같은 높은 곳에 있어도 바른 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바른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목숨을 버릴 각오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참된 진리(眞)에 이르기 위해서는 백척간두에서 다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걸어 보라, 그렇게 되면 시방세계의 모든 진리를 보게(現) 된다는 겁니다.

선(禪)의 화두를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참 진리에 다다르는 길은 스스로 이르렀다고 생각되었을 때의 자만과 자족을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자만과 자족을 모두 버리고 그 이른 경지에서 다시 한 발자국 더 결어가 백척간두의 허공 속에 자기를 던져, 깨친 것도 모두 죽여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깨우쳤다고 생각되는 바로 그 순간이 새로운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백척간두에서 한발을 내딛는 용기와 처절한 구도정신이 있어야 무엇이든 제대로 이룰 수 있는 법입니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느슨해지는 법인데, 인간의 진보에는 쉼표가 없습니다. 백 척 까지 가도 더욱 마음을 다잡아 전진하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김삼덕 보건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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