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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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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 전민일보
  • 승인 2015.10.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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伯樂旣歿兮驥將焉程兮

“백낙이 죽고나니,
천리마는 장차 어디로 가야하는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秦)나라 목공(穆公) 때 백락(伯樂)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손양(孫陽) 사람으로 좋은 말과 그렇지 못한 말을 너무나 잘 감별하여 명마(名馬)를 한눈에 알아보았고, 천리마도 그의 눈에 띄면 단번에 나타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뒤에는 하늘의 별이 되어 말을 주관하는 신선이 되었던 사람으로 백낙일고(伯樂一顧)란 고사성어를 남겼습니다.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주(周)나라 때 어느 날 말 장수가 백락에게 찾아와 말합니다. 자기에게 훌륭한 말 한 필이 있어서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사례는 충분히 하겠으니 감정해 달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입니다. 백락은 시장에 가서 말의 주위를 여러 차례 돌면서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다리, 허리, 엉덩이, 목덜미, 털의 색깔을 감탄하는 눈길로 그냥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무 말없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세상에 이런 명마는 처음 본다는 듯이 보고 또 보곤 하였습니다.

그 당시 최고의 말 감정가가 찬찬히 살피는 것을 보자, 그를 지켜 본 사람들은 구하기 힘든 준마(駿馬)라고 여겨 앞 다투어 서로 사려고 하는 바람에 말 값이 순식간에 껑충 뛰었습니다. 결국 그 말은 백락을 만나는 바람에 그 진가가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백락의 친구 가운데 말에 대해 안목이 있는 구방고(九方皐)가 있었는데, 진(秦)나라 목공(穆公)이 그에게 준마 한 필을 구해오라고 했습니다. 얼마 뒤 명마 한 필을 구해왔는데, 목공은 평범한 말이라고 생각하여 구방고를 내치려고 하자, 백락이 “정말 훌륭한 말입니다.”라고 말리는 것입니다. 목공이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명마 가운데 명마였습니다.

여포(呂布)의 적토마(赤兎馬)처럼 아무리 뛰어난 준마가 있어도 이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만 그 능력이 발휘되는 법입니다. 지혜로운 신하가 있어도 이를 알아보는 현명한 군주가 있어야만 그 재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제갈량(諸葛亮)이 유비를 만나고 나서 그의 지혜가 발휘된 것처럼 말입니다. 백낙이 죽고 나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생겨났다고 「전국책(戰國策)」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락이 죽고 나니, 천리마는 장차 어디로 가야하는가? (伯樂旣歿兮驥將焉程兮)

백락이 죽고 나서는 천리마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명군 현상(名君賢相)을 만나지 못하면 그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비유로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인물로는 백낙의 아들인 백낙자(伯樂子)의 이름이 흔히 거론됩니다.

아버지가 죽자 백낙자는 아버지가 평소 가르친 이론을 적은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명마를 가리곤 했는데 너무나 이론에 치우쳐 나중에 말도 아닌 짐승을 천리마라 칭하는 바람에 인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임금이나 어리석은 재상으로 비유되곤 하였습니다.

이세준 전주 동산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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