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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씨름의 승패는 감독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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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씨름의 승패는 감독에 달려있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8.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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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웅 전주대학교 씨름부 감독

 
禍福在君不在天時

“화와 복은 임금에게 달려있는 것이지, 하늘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

대학에서 씨름부 감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꿈이 있습니다. 자신이 이끄는 씨름부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는 겁니다. 일 년에 단 한번이라도 우승해서 씨름선수들의 부모님을 비롯해 씨름부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분들을 기쁘게 해주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많은 팀들이 저마다 우승하겠다고 열심히 하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우승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다른 팀들은 우승도 잘하는데, 유독 우리 팀만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팀은 어떻게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가? 그리고 어떤 팀은 아주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예선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지도자 때문일까? 아니면 선수들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순전히 운(運) 때문인가? 고대 중국에서 주(周)나라의 터전을 닦아 놓은 문왕(文王)이 참모인 강태공(姜太公)에게 물었습니다.

“천하는 넓고 넓어서 한번 가득 찼다가 비워지고, 한번 잘 다스려지다가 어지러워지는데, 그렇게 되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그 나라 임금이 현명하고 그렇지 못한 차이 때문입니까? 아니면 하늘의 시운이 바뀌어서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겁니까?”

씨름판으로 치면, 자신이 이끄는 씨름부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우승하거나 패배하는 게 누구의 탓이냐는 겁니다. 지도자의 탓이냐, 아니면 운 때문이냐는 것인데, 이런 물음에 대해 강태공은 그 나라 임금이 현명하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롭고 백성은 잘 따르지 않으며, 그 나라 임금이 현명하고 훌륭하면 나라는 안정되고 백성은 잘 따른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화와 복은 임금에게 달려있는 것이지, 하늘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禍福在君不在天時)

강태공은 씨름판의 화(禍)인 패배와 복(福)인 승리는 모두 지도자에게 달려있는 것이지, 운에 따른 게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지도자가 선수들을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승리하는 것이지, 운 때문에 이기거나 지는 것은 아닙니다. 승리는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지도자의 지혜와 노력이 승리를 만드는 겁니다. 1980년대 씨름판을 호령했던 현대코끼리씨름단의 황경수 감독처럼 말입니다.

그는 훈련장에서는 무서운 호랑이였고, 훈련장 밖에서는 자상한 아버지이고 형이었던 지도자로 이만기(천하장사 7회), 이승삼(천하장사 1회, 한라장사 5회), 이히윤(태백장사 3회), 구봉석(태백장사 2회) 같은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하는 신화를 이루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잊히지 않는 신화를 만들면서, 씨름판의 승패는 지도자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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