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를 어긴 차량을 골라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돈을 챙긴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29일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김모(3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81차례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사 등으로부터 3억5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첫 범행은 지난 2009년 12월30일 오후 6시께 광주광역시 치평동 서부 경찰서 앞이었다. 음주운전을 하는 A씨의 차량을 고의로 추돌해 보험회사로부터 116만원을 받았다.
이어 광주와 전남일대에서 범행을 이어갔다. 김씨는 영업용차부터 화물차, 전세버스를 운전한 경력이 있어 운전에 능숙해 사고를 내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또 많은 경험으로 법규위반을 하는 차량이 많은 곳을 물색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이 많아져 전남지역 손보사의 블랙리스트에 오르자 전북까지 손을 뻗쳤다.
김씨의 범죄행각은 한 보험사 직원의 신고로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오후 2시 40분께 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물센터 앞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불법 좌회전을 하는 B씨의 차량을 김씨가 또 고의로 받았다.
이 사고로 보험사에 수리비와 합의금 등으로 763만원을 받았지만 보험사 직원의 의심을 받았다.
김씨는 보험사 담당자가 고의사고를 의심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직원들을 압박해 대부분 경찰신고 없이 보험처리로 종결된 사고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사고정황을 살펴본 보험사 직원은 고의사고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앙선침범과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내고 이를 의심하는 보험사 직원들을 협박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보험사로부터 받은 금액가운데 사고처리비용 등을 제외하면 김씨가 6년 동안 편취한 금액은 7000여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홍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