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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날로 달로 나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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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날로 달로 나아가네
  • 전민일보
  • 승인 2015.07.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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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준 전주 동산파출소장

 
日就月將

“날로 달로 나아가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의 제자인 염유(苒有)에게 물었습니다.

“보통사람은 태어날 때 타고난 바탕만 있으면 됐지 반드시 배워야 군자가 되는 겁니까?”

꼭 배워야만 사람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말인데, 이에 대해 염유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옥이라도 잘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이 비록 아름다운 바탕을 타고났다 할지라도 배우지 않으면 군자가 될 수 없는 법이지요.”

“그대는 그걸 어떻게 알았소? 어떻게 그렇다는 걸 알 수가 있는 것이오?”

“무릇 자로(子路)는 변(卞) 땅의 무식한 사람이었고, 자공(子貢)은 위(衛)나라의 장사꾼이었습니다. 임금님 말씀대로 타고난 바탕만 가지고 살았다면 무식한 사람과 장사꾼으로 끝났겠지요. 그러나 공자한테 학문을 배워 드디어 천하의 이름난 선비가 되었습니다. 제후들이 그들의 이름을 듣고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고, 경대부들이 그들을 친히 아끼지 않는 이가 없었을 정도로 말입니다. 바로 학문을 했기 때문입니다.”

“에이, 당신 스승 자랑하려는 거요?”

“그럼, 옛사람 가운데 한 사람만 말씀드리지요. 임금께서도 강태공(姜太公)을 잘 아시죠? 주(周)나라 문왕(文王)이 태공망(太公望)으로 떠받들던 사람 말입니다.”

“잘 알지요. 고기보다는 세월을 낚았다는 사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 태공망(太公望)은 젊었을 때 남의 머슴이 되었으나 그나마 늙어서는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은(殷)나라 수도인 조가(朝歌)에서 소를 잡는 백정노릇을 했고, 극진(棘津)에서는 술장사를 했지요. 그러나 반계(磻溪)에서 낚시질을 할 때 주(周)나라 문왕(文王)이 그를 기용하여 쓰는 바람에 천하를 평정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었고, 제(齊)나라 시조(始祖)가 되었지요. 일찍이 비천(卑賤)하게 살면서 온갖 고통과 고난을 겪었지만 궁욕(窮辱)을 당했지만, 그 이름이 후세까지 날렸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모두가 학문을 열심히 배웠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겠습니까? 선비는 반드시 배운 뒤에야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배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법입니다. 시(詩)에서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습니까?”

날로 달로 나아가네.(日就月將)

학업(學業)이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진보(進步)하니, 날로 달로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말입니다. 이 말에 애공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띤 채 말했습니다. “일취월장이라,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과인이 비록 불민하나 청컨대 선생의 가르침을 잘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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