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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늙어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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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늙어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
  • 전민일보
  • 승인 2015.06.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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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영 전주교육대학 평생교육원 교수

 
大丈夫爲者窮當益堅老當益壯

“대장부라는 사람이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고 늙을수록 더욱 건장하게 활동해야 한다”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때의 명장 마원(馬援)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큰 뜻을 품고 글을 배우며 무예를 익혔는데, 사람들은 모두 그가 대기만성(大器晩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부풍군(扶風郡) 독우관(督郵官)이란 감찰관 벼슬에 있을 때는 명을 받들어 많은 죄수들을 압송하였는데, 도중에 죄수들이 고통에 못 이겨 애통하게 부르짖는 것을 보고는, 동정심이 우러난 나머지 모두 풀어주고 자신도 북방으로 달아났습니다.

북방으로 도망간 마원은 소나 말, 양 따위를 길렀는데, 워낙 부지런하고 수완이 좋아 몇 년만에 수천 마리로 늘어났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 생활이 윤택해지자, 그는 “재산이 넉넉하고 많은 데도 남들에게 베풀지 않으면 수전노(守錢奴)일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가까운 친구나 이웃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는 늘 떨어진 양가죽 옷을 걸치고 소박한 식사를 하는 근검한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대장부라는 사람이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고 늙을수록 더욱 건장하게 활동해야 한다.(大丈夫爲者窮當益堅老當益壯)

세상이 혼란스럽게 되자, 마원은 농서(?西)의 외효(??) 밑으로 들어가 대장이 됩니다. 외효는 공손술(公孫述)과 손을 잡기 위해 마원을 그곳으로 보냈는데, 공손술의 오만(傲慢)한 행동을 보고 곧장 돌아와 버립니다. 그 뒤 광무제를 만나게 되었는데, 광무제는 그에게 예를 다해 맞이하자, 감동한 마원은 광무제의 사람이 되었고, 광무제는 마원을 복파장군(僕波將軍)에 임명하여 월남(越南)북부를 평정하게 합니다.

얼마 뒤, 동정호(洞庭湖) 일대의 만족(蠻族)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광무제는 군대를 파견했으나 전멸하였고, 마원은 광무제에게 자신이 나서겠다며 군대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광무제는 그가 너무 늙었다며 주저하자, 마원이 “소신(小臣)의 나이 비록 예순두 살이나 갑옷을 입고 말도 탈 수 있는데 어찌 늙었다고 합니까?”라고 대듭니다.

마침내 광무제는 그의 출정(出征)을 허락했고, 마원은 군대를 이끌고 반란을 깨끗하게 평정했습니다. 그 뒤에는 대장군으로 임명되어 흉노(匈奴) 토벌에 커다란 공을 세웁니다. 사람들이 말한 대로 대기만성을 이룬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무엇을 하기에는 이제 너무 나이가 들어 버렸다고 체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었어도 젊은이다운 패기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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