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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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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6.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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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선 부동산학 박사 전주대 강사

 
君舟人水水能載舟亦能覆舟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수고 있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

옛날 구중궁궐에 갇혀 사는 군주는 사람의 장막에 가려 눈과 귀가 막히기 쉽습니다. 간신들이 판을 치고 올곧은 신하가 내쳐지기 일쑤입니다.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칭찬보다 칭송과 아첨을 일삼는 것이 궁정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예외도 있었습니다. 바로 당 태종 이세민(李世民)같은 이가 그런 경우입니다.

열린 마음과 소통 리더십의 제왕으로 평가받는 당 태종은 제왕 리더십과 애초부터 거리가 먼 제왕이었습니다. 창업과정도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규모 토목공사와 고구려 원정 같은 실정으로 민심을 잃은 수나라 양제(煬帝)를 타도하고자 태원(太原) 방면 군사령관으로 있던 아버지 고조(高祖) 이연(李淵)을 설득해 병사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먼저 설거와 설인고부자,유무주(劉武周)와 싸우고,다시 강적 왕세충(王世充) 두건덕(竇建德)을 제거해 스무살 때인 617년에 장안을 점령합니다. 이듬해 당나라가 세워지고 연이 제위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연은 이세민이 정권 창출에 큰 공을 세웠지만 맏아들 건성(建成)을 황태자로 삼아 형제불화를 일으킵니다. 건성은 동생 원길(元吉)과 함께 세민을 제거하려고 모의하지만 세민이 선수를 쳐 건성과 원길을 죽이고는 곧바로 626년에 제위를 이어받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아홉이었습니다.

제위에 오르기까지 피비린내 나는 형제의 난을 겪은 이세민은 예악(禮樂)과 인의(仁義) 등 유학에 바탕을 둔 문치를 내세웁니다. 동시에 도가의 무위(無爲)를 강조하고 도교를 국교로 정해 폭넓은 민심의 향방도 살폈습니다. 인재경영에 몰입해 자신에게 300번 이상이나 간언한 위징(魏徵) 같은 신하들을 내치지 않고 받아들였고,8대 명신이라 불리는 소신파 신하들을 곁에 두고 스스럼없이 소통하였습니다.

그는 귀를 거스르는 말을 듣고, 얼굴을 살피지 않고 하는 간언을 좋아했습니다. 군주가 충신을 가까이 하려면 의견을 제시하는 인사를 후하게 대우하고, 참언하기 좋아하는 자를 질책하며, 간사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君舟人水水能載舟亦能覆舟)

군주와 신하의 긴밀한 협력과 상호존중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는 또 군주의 도리는 먼저 백성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늘 주장했습니다. 만일 군주가 백성들의 이익을 손상시키면서 자기 욕심을 채운다면, 마치 자기 넓적다리를 베어 배를 채우는 것과 같아서 배는 부를지언정 곧 죽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피로 얼룩진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왕위에 올랐으나 문치를 실행했으며, 철저한 자기관리와 더불어 겸허한 리더십으로 신하들과 열정적인 자세로 호심탄회하게 토론과 상의를 하면서,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을 한 임금으로 남았습니다. 우리도 그런 지도자 한 사람쯤 가져봤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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