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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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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 전민일보
  • 승인 2015.05.2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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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원 사업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겠는가?”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1952~ )란 미국인 학자가 있습니다. 일본인 3세인데, 1992년에 「역사의 종언」이라는 책 한 권을 출간해서 단번에 세계가 알아주는 석학으로 인정받게 된 학자입니다.

그는 인류역사를 통해 인간이 추구해온 제도들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제도는 정치에서는 민주주의이고 경제에서는 자본주의이며,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보다 더 나은 제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지난 백 년 동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하고 경쟁하고 충돌해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깨끗하게 졌는데, 그 이유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인정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모든 걸 당이나 정부가 이끌고 가려다보니, 소수 엘리트들만 인정받고 대중은 인정받지 못하는 제도가 돼버렸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따른다.”는 구호처럼, 공산국가에서 내세우는 구호 속에는 인민 대중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없고, 그에 따라 인정받고자 하는 인민들의 욕구가 채워지지 못해 사회가 활력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식욕이 있고 성욕이 있듯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누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정받게 되면 행복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부와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을 얻었을 때 행복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남들한테 인정받으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의 삶을 행복한 천국으로 만들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남들한테 인정받음으로써 느끼는 기쁨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지나치다 보면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한테 의존하게 되고, 또 그러다 보면 사람들의 인정 여부에 매달리는 노예가 된다는 겁니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정도에 따라 자신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말합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겠는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사람들은 흔히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욕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군자(君子)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의연하게 자기의 길을 갑니다.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진정으로 충족시켜주는 해결책이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아는 사람입니다. 남들한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자기 자신한테 인정받는 게 가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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