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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있는 줄도 모르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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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있는 줄도 모르는 지도자
  • 전민일보
  • 승인 2015.05.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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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원 사업가

 
太上不知有之其次親之譽之其次畏之其次侮之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아랫사람들이 그가 있는줄도 모른다.
그 다음은 가깝게 여기며 찬양한다.
그 다음은 두려워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업신여기는 것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을 보면 지도자인 리더의 등급을 매기는 대목이 나옵니다. 지도자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윗사람을 가리키는데, 노자(老子)는 그런 지도자를 네 등급으로 나눕니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아랫사람들이 그가 있는 줄도 모른다. 그 다음은 가깝게 여기며 찬양한다. 그 다음은 두려워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업신여기는 것이다.(太上不知有之其次親之譽之其次畏之其次侮之)

노자(老子)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부터 말했지만 순서를 바꿔 말하면, 가장 못난 지도자는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지도자입니다. “당신 같은 사람도 지도자냐? 당신 같은 사람이 지도자면 나는 지도자의 지도자겠다.”고 손가락질하며 지도자를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김을 당하는 지도자가 가장 형편없는 지도자입니다. 사실 이런 지도자는 지도자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업신여김을 당하는 지도자보다 조금 나은 지도자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입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감히 대들거나 덤비지 못한 체 지도자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인데, 이런 지도자도 훌륭한 지도자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해서 마지못해 따르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승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도자들은 법(法)과 형(刑)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들은 그가 죽거나 없어지기만을 바랍니다.

사람들이 업신여기거나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못난 지도자라면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이 가깝게 여기면서 찬양하는 지도자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현군(賢君)이라고 부르는 지도자로, 사람들이 “아! 우리 지도자는 정말 훌륭한 분이시다.”고 노래합니다. 덕(德)으로 다스리기 때문입니다. 공자(孔子)가 일찍이 “덕으로 정치를 하면 마치 북극성(北極星)이 하늘 중앙(中央)에 있으면, 뭇별들이 그것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던 덕(德)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완전한 지도자라 할 수 없습니다. 선정을 베푸는 지도자를 의식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의 욕구를 잘 알아서 미리미리 해결해주기 때문에, 그리고 무슨 일이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대체 지도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지도자입니다. 노자(老子)가 그런 지도자를 이렇게 말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머뭇거리며 말을 삼가고 아낀다. 지도자가 공을 세워 일이 이루어지면 사람들은 모두 우리에게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늘 마시고 있는 공기의 존재를 인식하지 않고 삽니다. 공기 가운데 산소가 없으면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게 우리 인간인데, 그런 공기의 고마움 커녕 존재조차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훌륭한 지도자는 그런 공기 같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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