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혈기가 불안정해 여색을 경계해야 하고
及其長也血氣方剛戒之在鬪
장성해서는 혈기가 강성해서 싸움을 경계해야 하고
及其老也血氣旣衰戒之在得
늙어선 혈기가 이미 쇠하여서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孔子)의 제자 가운데 증자(曾子)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은 삼(參)이고, 자(字)는 자여(子輿)입니다. 공자의 고제(高弟)로 효심이 두텁고 내성궁행(內省躬行)에 힘쓴 인물로 유명한데, 그는 늘 말했습니다.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번 살핀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꾀하는 데 충실하지는 않았는지, 벗과 사귀는 데 신의를 잃지는 않았는지, 스승에게 배운 것을 익히지는 않았는지를 살핀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삼성오신(三省吾身)입니다.
사람은 마땅히 자신의 마음을 살펴 헤아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는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무턱대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역량을 재단하고 판단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싫은 말을 하면,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으면서도 자신이 아프게 한 것은 까마득히 잊어버립니다. 오로지 다른 사람이 내 마음 아프게 한 것만을 기억합니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그러나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로 내가 곤경에 처할 경우, 잠시 돌이켜 나는 그런 적이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공자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습니다. 피를 입에 물고 다른 사람에게 내뱉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가 닿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입부터 더럽히게 되는 법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어릴 때는 혈기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색을 경계해야 하고, 장성해서는 혈기가 강성하기 때문에 싸움을 경계해야 하고,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기 때문에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子曰君子有三戒少 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及其 長也血氣方剛戒之在鬪及其 老也血氣旣衰戒之在得)
이른바 군자삼계(君子三戒)로, 군자에게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먼저 소년기에는 혈기가 미처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여색을 경계해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여색을 가까이하면 신체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장성해서는 혈기가 매우 세차고 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합니다. 혈기가 왕성하면 사소한 일에도 불쑥불쑥 화를 잘 내고 흥분을 잘 해서 쉽게 싸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년기에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기 때문에 탐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혈기가 이미 쇠약해져 육체와 정신으로 감내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는데도 무턱대고 탐욕을 부리다 보면 끝내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자가 구태여 이 세 가지만 말했다고 해서 경계해야 할 것이 단지 이 셋에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각각의 나이에 걸맞은 말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잇값을 하는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