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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너는 지금 선을 긋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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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너는 지금 선을 긋고 있구나!
  • 전민일보
  • 승인 2015.03.30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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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옥 조각가, 군산대학교 강사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 畫

“힘이 부친다는 것은 반쯤이라도 가서 그만두는 것인데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구나”

공자(孔子)의 제자 가운데 염유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춘추시대 말 노(魯)나라 사람으로, 성은 염(舟)이고, 이름은 구(求)이며, 염유는 그의 자(字)입니다. 그는 재주가 뛰어나 스승인 공자가 행정 업무를 잘 처리한다고 칭찬했던 인물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머리가 좋다는 것인데, 그런 염유가 공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힘이 부칠 뿐입니다.” 스승의 말씀이 아주 훌륭해서 따르고 싶지만, 힘이 부친다는 제자의 엄살입니다. 글자 그대로 하면 힘이 모자란다는 뜻이고,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힘이 부쳐서 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 제자에게 스승은 어떻게 말했을까요?

힘이 부친다는 것은 반쯤이라도 가서 그만 두는 것인데,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구나.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 畫)

역부족(力不足)이라는 유명한 말이 나오는 구절입니다. 역부족은 글자 그대로 힘이 모자란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힘이 부쳐서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역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 제자에게 공자는 그렇게 힘들면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다독거리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네가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냐?”라고 꾸짖습니다.

역부족은 처음부터 힘이 모자라는 게 아닙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힘이 부쳐 더 이상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염유처럼 시작도 해보지 않고, 힘이 없다며 미리 포기하는 것은 역부족이 아닙니다. 그것은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그래서 스승인 공자가 제자인 염유를 혼내는 겁니다.

“무슨 일이든, 뜻을 굳게 세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너는 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못하겠다는 게 아니냐? 차라리 솔직하게 노력하기 싫다고 해라, 이놈아!”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그리고 힘만 닿으면 더 하고 싶지만, 도저히 힘이 부쳐 어쩔수 없이 그만두는 것, 그것이 바로 역부족입니다. 역부족이면 역부족인 대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자신의 한계에 대해 너무 골똘히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은 감히 할 수 없는 존재라고 단정 지을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꿈과 열정을 갖고 한 발씩 한 발씩 나가면 됩니다. 한 발씩 앞으로 나가면 몸은 자연히 따라오고, 몸이 따라오면 꿈도 조금씩 이루어지는게 우리 인생입니다.

우리가 꿈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없다고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2,500여 년 전 염유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역부족이란 말을 들먹이며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자신은 어쩔 수 없었다고 둘러대기에 바쁩니다. 공자는 그런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 네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그리고 맹자(孟子)는 그렇게 스스로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사람하고는 아예 상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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