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또 참아야 하며, 삼가고 또 삼가야 한다. 참지 않고 삼가지 않으면 작은 일도 크게 된다”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을 가진 책 「명심보감(明心寶鑑)」 계성편(戒性篇)을 보면,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장(子張)이 벼슬하기 위해 떠나면서 스승에게 수신(修身)을 위한 미덕으로 삼을 말 한마디를 들려달라고 하자 공자가 주저 없이 말합니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1)
자장(子張)은 공자보다 48세 어린 제자로 진(陳)나라 사람입니다. 성은 전손(?孫), 이름은 사(師)이고, 자장은 자(字)입니다. 「논어」를 보면 자장이 공자와 묻고 대답하는 내용이 상당히 나오는 것으로 판단할 때 공자와 매우 가까운 제자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성격이 활달해 모든 일에 적극 나서긴 했으나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공자는 그가 지나치다(過)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나치다(過)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모든 일에 적극 나서서 처리하는 장점 못지않게 너무 급하거나 참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는 말 아닙니까? 그런 까닭에 자장이 수신을 위한 미덕으로 삼을 만한 말 한 마디를 해달라고 하자 참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말한 겁니다.
이에 자장이 “참으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되묻자, 공자도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합니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한다.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들이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진다.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같이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없어지지 않으며, 자신이 참으면 재앙과 화를 당하지 않는다.”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천자(天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諸侯)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는다.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으로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 살게되며,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만든다.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우이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한 순간에 일어나는 분(忿)을 참으면 백일 동안의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참고 또 참아야 하며, 삼가고 또 삼가야 한다. 참지 않고 삼가지 않으면 작은 일도 크게 된다.(忍一時之忿免百日之憂得忍且忍得戒且戒不忍不戒小事成大)
한 마디로 말해서, 참는 게 최고라는 겁니다. 참으면 모든 일이 잘 되고, 참지 못하면 모든 일을 망친다는 말입니다. 참을 줄 아는 사람은 재앙과 화를 당하지 않고, 참을 줄 모르는 사람은 근심과 걱정이 덜어지지 않습니다. 자장이 지나치고 한쪽으로 치우친 제자이다보니, 공자는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었을 겁니다.
1) 百行之本忍之爲上「명심보감」계성(戒性)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