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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통해 청춘과 접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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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통해 청춘과 접속한다
  • 서복원 기자
  • 승인 2015.03.1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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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뉴트렌드 뉴라이프> ① 청년문화기획 ‘우깨’ 원민 대표
전북도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말 전북지역의 청년층 고용율은 40%인데 반해 실업률은 7%이다. 전국 청년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지역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를 빗대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비유도 모자라 대인관계와 내집 마련까지 포기한 ‘오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젊은 세대를 위한 희망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절망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며 새로운 삶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지역의 젊은 청년들을 발굴, 소개함으로써 지친 세대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편집자주)

 

대학에서 스펙 쌓던 ‘취준생’
청년문화 기획사를 표방하고 있는 ‘우깨’의 원민(29세) 대표의 대학 학창시절은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었다. 11일 전주시 경원동 사무실에서 만난 원대표의 얘기를 들어보자.

“입학하자마자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몰두했습니다. 심지어 오리엔테이션이나 친목을 위한 교내 단합행사에도 참가하지 않을 정도로 취업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지방대 출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오로지 공부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06학번인 그는 군대를 제대한 2학년부터 학부전공인 중국어 검증시험 HSK와 토익에서 남 부럽지 않은 실력을 다졌다. 또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화려하고 다양하게 장식하려는 생각에 중국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평창스페셜 올림픽, F1 그랑프리대회, 태권도 문화캠프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력 없이는 지방대 출신의 불리함을 이겨낼 수 없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취업을 위해 자신을 쏟아붓던 그는 드디어 졸업학기인 2013년 2월,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 지사에 취직한다. 하지만 취업 준비생들이 부러워하는 이 좋은 직장도 오래가지 못했다. 첫 직장 생활은 7개월에 그쳤다. 계약직 인턴이라는 신분으로서 안정적인 정규직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그 뒤 서울 소재 80여 곳 기업에 공채 지원을 했으나 취업을 ‘허용’하는 곳은 없었다. 게다가 전주지역 기업들은 인문학부 출신 대졸자를 거의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게 냉혹한 현실이었다. 잠시 근무하던 또 다른 직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보수적인 문화가 도사리고 있었다.  

|여행 통해 만난 자유, 생각의 ‘일탈’
취업과 적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대표는 아예 생각의 틀을 바꾸는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기 시작했다.
“중국 배낭여행을 통해 만났던 유럽 출신 청년들이 자유로운 마인드로 자기 삶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낯선 중국에서도 중국어를 못해도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았고 취업에 대한 압박감도 많지 않고 초조해하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유럽 청년들의 ‘한량’ 같은 모습을 접하면서 취업이 유일한 목표일 필요는 없다는 깨우침이 내면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대학생들의 제1목표인 취업에 대한 조급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자 새로운 생각이 들고 또 다른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취준생 대부분이 취업이라는 같은 고민에 힘겨워 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대부분은 공통의 벽에 갇혀 있으면서도 서로 소통 없이 외톨이로 살고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원민씨는 20~30세대의 고통은 혼자만이 아닌 전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글로 정리하며 표현하기 시작했다. 

|SNS, ‘깨달은 것들’의 시도

 

“계획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라. 그럼 당신이 원하는 미래와 마주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하얀 백지와 같아서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인생은 바뀐다”

원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다.
2014년 2월부터 이렇게 시작된 소통에 메아리와도 같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청년세대로서의 아픔과 좌절을 공유하는 네티즌들과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난해 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벚꽃놀이 야유회가 계기가 돼 ‘문화기획’을 꿈꾸게 됐다.

“지역사회 젊은 세대에게 소통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허심탄회한 대화에서 출발해 20~30대들이 유쾌하고 흥미롭게 고민을 풀고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됐습니다”  

SNS를 통한 소통과 공유를 뿌리로 ‘우리가 깨달은 것들’(약칭 ‘우깨’)가 탄생했다.
핸드폰이 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없애기 프로젝트’, 외로운 청춘을 위한 ‘청춘 토크 콘서트-어떡해요? 또, 크리스마스에요’, 열정을 악용한 저임금 문제를 환기시킨 ‘쇼미더 열정페이’ 등이 우깨에서 현재까지 세상에 내놓은 소통과 공감의 문화프로젝트이다.

‘포기 대신 열정, 열정을 태우는 용기, 용기를 살리는 시도.’ 이것이 우깨가 청년세대에 보내는 캐치 프레이즈이다.

물론 우깨에도 경제적인 불안정성 등 현실적인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 문화공유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유료 회원제에 기반한 수익구조를 튼실하게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또 ‘한옥마을 과거시험’과 ‘착한 클래스’ 와 같은 프로젝트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중이다.

원민대표는 다음과 같은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람과 사람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선 사람이 모이고 의미와 재미가  있는 문화서비스가 공급되면 비즈니스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믿습니다.”  

서복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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