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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아래로만 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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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아래로만 흐르는 물처럼
  • 전민일보
  • 승인 2015.02.0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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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덕 보건행정학박사 대학강사

 
을미년 청양띠라며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어느 해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 해가 없지만, 지난해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말하기조차 싫은 세월호 사건 하나만 들먹여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정말 끔찍한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스승 노자(老子)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복(福) 속에 화(禍)가 숨어있고, 재앙 속에 행복이 얹혀 온다고. 그림자가 진하면 빛도 밝은 법, 지난 한해가 힘들었던 만큼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보면서 노자(老子)가 했던 말 한 구절을 읊어봅니다.

“가장 선한 것이 물과 같이 사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아주 이롭게 할 뿐 다투지 않는다.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무는 까닭에 도에 가깝다. 다투는 일이 없으니 남을 탓하는 일도 없다.”

세상 모두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하지만,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 머뭅니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 머무니 남과 다투는 일이 없습니다. 남과 다투지 않으니 남한테 질 일이 없고, 질 일이 없으니 남을 탓할 일도 없습니다.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도 없고요.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건 없습니다. 물처럼 낮은 곳에서 머물면서 유익한 일을 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노자(老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습니다. 최고의 삶은 물처럼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처럼 사는 사람이 가장 선한 사람입니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법입니다.

예수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고, 물은 오직 낮은 곳으로만 흐릅니다. 오로지 낮은 곳을 찾아 아래로만 흐르는 겸손함 때문에 남들이 하지 못하는 커다란 결실을 이룹니다.

샘에서 나온 물들이 낮은 곳을 찾아 아래로 흐르다 보니 작은 실개천이 되고, 작은 실개천들이 모여 냇물을 이룹니다. 그리고 냇물들이 흐르고 흘러서 강을 이루고, 강물들이 흐르고 흘러가서 바다를 이룹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바다를 이룹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는 받아들이지 않는 물이 없습니다. 깨끗한 물이라고 해서 받아들이고, 더러운 물이라고 해서 물리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답게 깨끗한 물은 말할 것도 없고, 더러운 물도 다 받아들여 깨끗한 생명수로 정화시킵니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습니다. 빗물로 자신을 보탤 뿐입니다. 새해에는 그런 바다 같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높은 곳으로만 올라가려고 하지 말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내 편이니 네 편이니 하며 삿대질 하며 싸우지 말고, 내 편이 아닌 사람까지도 따뜻하게 얼싸 안고 다 함께 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처럼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서로 사랑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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