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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농촌 남자, 농촌에 새 활력 불어넣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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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농촌 남자, 농촌에 새 활력 불어넣을께요"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5.02.02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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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사람 - 청년 부농 꿈꾸는 윤다상씨
 

수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난에 힘들어 하고 있는 지금, 스물여섯의 한 청년은 일찌감치 취업을 포기했다.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이 아니라 과감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순창군 복흥면에서 ‘따농남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다상씨. 그는 따농남농장이라는 사업자등록을 낸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초보 농사꾼이다. 따농남의 뜻은 따뜻한 농촌 남자다. 그는 복흥면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농사는 지어본적이 없다.

그런 그가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많은 사람은 반신반의했다. 젊은 사람이 농사를 짓는다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농사를 시작한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윤 씨는 “취업을 생각안한 것 아니었어요. 대학을 다니고 있었지만 도대체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취업사이트를 연신 뒤져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끝내 찾지 못했죠”

그래서 윤 씨가 마음먹은 건 농사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터를 잡고 살아온 복흥면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했고, 그것이 농사였다.

우선 공부부터 시작했다. 다니던 대학도 그만두고, 군청과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농사를 위해 배울 수 있는 건 모조리 배웠다. 농사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굴삭기 자격등도 땄다. 그렇게 배우고, 알아보니 길이 생겼다. 낮은 이자로 땅을 구입했고, 수입이 좋은 품목도 알 수 있었다.

첫 시작은 체리였다. 3년 전 작은 묘목을 구입해 심은 체리는 이제 키를 훌쩍 넘게 컸다. 체리를 수확하기까지는 보통 3년이 걸린다는데 올해가 바로 수확기다. 3년의 시간 동안 태풍도 오고, 병충해에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작년에 몇 그루의 나무들이 열매를 맺어 희망을 걸고 있다.

체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 체리 수확만을 기다릴 수 없어 시작한 것은 고구마와 오미자다. 다행히 품질 좋은 고구마와 오미자를 수확할 수 있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잘 팔 수 있겠냐고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요즘은 농사를 지어도 제 값을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윤 씨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인터넷이었다.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했던 윤 씨는 자신의 농사 상황, 재배과정 등을 상세히 올리고 있었다. 그 덕분인지 윤 씨의 블로그를 찾는 방문자는 꽤 됐다. 블로그를 통해 체리 등 같은 작목을 농사짓는 여러 사람들과 교류도 했다.

윤 씨는 “수확을 하고 그 동안의 결과물을 처음 판매하는데 무척 떨렸어요. 첫 판매는 오미자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주부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 공동구매를 신청하는 등의 마케팅을 비롯해 고객들의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직접 전화해 상세히 설명하는 등의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입소문이 났는지 주문이 밀려들어왔다.

하루에 다섯 건 안팎이었던 판매 건수가 다음 날에는 그 두 배, 그 다음 날에는 여섯 배까지 뛰어올랐다. 서울, 경기 수도권부터 경상도,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몰렸다.

“주문이 많이 몰리니 그 만큼 책임감도 컸어요. 제품에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꼼꼼히 검수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했어요”

윤 씨의 온라인판매가 성공을 거두자 동네 주민들에게도 문의가 많다. 인터넷 판매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부터 시작해 판매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잇따랐다.

윤 씨는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많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한다고 해도 굉장히 제한적이에요. 그러다보니 문의가 많은데 제가 도와줄 수 있는 한 도와드리고 있죠”

윤 씨는 오미자와 고구마의 성공적 판매를 마치고, 요즘에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 중이다. 밭에 심어둔 칡을 이용해 칡즙을 판매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복분자와 블루베리도 올 여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통 농촌에서는 겨울에 휴식기를 가지는데 윤 씨의 따농남 농장은 다음 판매 품목 계획으로 쉴 틈이 없다.

“전 농사경험이 전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배워야 하고,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아요. 아버지의 터전인 이곳에서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농사꾼이 되겠습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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