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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 땅에서 느낀 백제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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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 땅에서 느낀 백제의 숨결
  • 전민일보
  • 승인 2014.11.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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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 익산세림약국 약사

 
지난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가족들과 함께 이웃 나라 일본의 고도(古都)인 교토(京都)에 다녀왔다. 교토는 서기 794년부터 1868년까지 1천100 여 년 간 일본의 수도였다.

유홍준 저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를 읽고 난 후 일본의 고도, 교토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유홍준 교수는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시리즈에서 1편과 2편에 빛은 한반도로부터,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부제를 붙혀 일본문화가 한반도에서 전래되었고 특히 백제시대의 문화가 그 곳에 전래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문화유산 답사기 3권을 읽은 후 마한. 백제의 고도 주민인 익산시민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이국땅에 스며있는 우리 땅 백제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어 오사카를 경유하여 교토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게 된 것이다.

교토의 문화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진 곳은 청수사(淸水寺, 기요미즈데라)인데 이 청수사는 우리 백제계 도래인 후손인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가 헤이안 시대에 건립한 사찰로서 우리 나라 부석사처럼 시원한 경관이 장관이어서 교토에 가는 관광객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명소중의 명소이다. 아스카 시대의 백제계 도래인들 중에서 사카노우에노씨 가문은 그 시대 야마토 정부의 군사를 담당했다고 한다.

산 중턱에 맑은 샘물이 있어 청수산(기요미즈산)이라고 명명된 곳에 건립된 청수사는 건립 당시에는 아주 작은 사찰에 불과했지만 사카노우에노가 아이누족의 반란을 진압하고 개선장군으로 돌아와 조정에 청을 올려 조정에서 왕실의 원당사찰로 삼게 되었다.

이렇게 명성을 얻은 청수사는 절벽을 이용하여 건축한 무대가 압권이다. 무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무대를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이 겹겹이 수직으로 뻗으며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청수의 무대는 많은 참배객을 수용하기 위해 본당의 앞을 넓힌 것으로 부처님께 바치는 가무가 그 무대에서 공연되었다고 한다.

자연의 산세를 그대로 이용한 청수사의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며 그 옛날 백제 도래인들의 숨결을 느끼며 가족들과 백제인의 긍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청수사와 그 외 금각사, 은각사 등의 건축미가 빼어난 문화재를 관람하고 남선사에서 은각사에 이르는 한아(閑雅)한 철학의 길을 걸으며 교토를 돌아보았다.

짧은 여행 일정 탓에 아쉽게 들리지 못한 곳이 있는데 바로 그 곳은 익산시가 무왕이 천도한 백제의 수도였다는 문서가 발견된 교토 소재 청련원(靑蓮院, 쇼레인)이다.

백제 무광왕(무왕)이 지모밀지(금마)로 천도하여 정사를 새로 경영하였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인 관세음 응험기가 발견된 곳이다. 관세음 응험기는 중국 육조시대의 불교신앙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데 88편의 응험기 중 마지막 ‘백제 무광왕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또한 교토의 히가시 야마의 산자락에 있는 삼십삼간당이라는 문화재의 건축양식을 살펴보면 지하기초가 판축공법으로 되어있는데 익산 미륵사지도 발굴 결과 3.5미터 깊이까지 판축공법으로 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그 곳 방문도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아울러 동복사도 들러보고 오지 못해 아쉬웠다. 동복사는 익산 왕궁리 유적 중 화장실 유적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용변 뒷처리용 측주가 발견된 사찰이다. 왕궁리 유적의 측주의 재질은 배롱나무처럼 매끈하다. 동복사의 화장실은 일본의 보물(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 당시 선승들은 용변을 볼 때에도 수행의 진언을 외웠다고 한다.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지으리

우리 익산의 백제 문화의 자취가 이웃나라에 고도(古都)에 산재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또한 그 곳에 스며있는 우리 조상의 숨결을 느끼고 온 짧은 여정이지만 문화의 자취와 향기가 긴 여운을 남기며 우리의 것을 되찾아 계승 발전시켜야한다는 과제를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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