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북도 체육회가 온갖 잡음과 구설수에 조용할 날이 없다.
김완주 도지사가 체육단체 통합과 개혁을 위한 명분으로 도 체육회 행정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던 라혁일 전 사무처장을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 고위 공무원 출신 전종수 현 사무처장을 대신 앉히고, 그 뒤에는 도청 공무원 2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일 도 체육회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면서 말 그대로 김완주 체제로의 개편 작업이 가속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사진 사퇴에 이어 5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모든 진행이 순탄하지 못했다. 김 지사의 독주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체육인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난상토론 끝에 이사 선임문제를 체육회장인 김 지사와 당연직 부회장인 최규호 교육감을 포함한 5명의 전형위원회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김 지사로부터 이사선임문제를 위임받은 전종수 처장은 거의 2개월이 다 지나도록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전 처장은 전형위원들과 함께 부회장 6명에 당연직인 최 교육감을 비롯해 전희재 행정부지사, 윤여웅 제일건설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전 언론인 박노훈씨, 전 도체육회 부회장 서세일씨 등을 낙점하는데까지는 의견일치를 봤으나 이사선임문제에서 제동이 걸렸다.
38명의 이사 가운데 당연직과 도 교육청 몫을 제외한 20명 가량의 이사 선임을 놓고, 전형위원들 사이에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형위원들이 추천한 체육인 출신 이사후보에 대해 김 지사 측이 검증과정에서 조율이 안됐다는 이유로 탈락시키고, 수 천 만원의 찬조금을 낼 수 있는 재력가들을 재정이사로 영입하려고 하면서 전형위원들 간에 마찰이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로부터 이사진 구성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심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 처장이 ‘강공작전’을 마음먹고 체육출입기자단에 27일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가 전형위원들의 반발로 28일로 연기했다. 그리고 다시 28일에는 무기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형위원들은 도지사가 체육회장을 맡고 있고, 체육회 예산을 도에서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사들은 재력가보다는 대한체육회 등과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체육인들을 이사로 선임해 국제대회 유치 등에 힘써야 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전 처장이 아무리 공무원 신분으로 파견이 됐다고 하지만 체육회 사무처장으로서 역할보다는 도지사를 향한 해바라기 노릇만 한다면 훗날 체육회를 떠날 때의 뒷모습도 그다지 아름답지 못할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소장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