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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 신흥명가 '전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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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 신흥명가 '전주옥'
  • 서복원 기자
  • 승인 2014.11.05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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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통맛으로 프랜차이즈 ‘새 바람’
 
 

콩나물국밥. 전주시민들에게는 향수 어린 서민풍의 전통메뉴로, 관광객들에게는 전주맛의 대명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친근감 있는 음식이다. 최근 이 콩나물국밥 시장이 원조 논란과 후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시끌벅적하다.
콩나물국밥 시장에서는 전국적으로 7곳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성업중인데 그중 4곳이 전주를 거점으로 전국 여러 대도시에 뿌리를 내리며 전주맛 전도사 역할을 톡톡해 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이지만 유달리 ‘전주전통의 자연맛’을 고집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보험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금암동 기린대로상에 위치한 ‘전주옥’이다. <편집자 주>

'콩나물국밥’ 5~6천원짜리인데 뭘 따지냐고?
“본래의 맛이 사라지고 있다”, “그맛이 그맛이다”, “가격만 올랐다” 등등 콩나물국밥을 둘러싼 전주시민들의 불만은 대개 이러하다.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만 발길이 옮겨지고 손이 가는데.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과음에 쓰린 속을 달래고 허기진 배를 뚝딱 해결해주기도 하며 가격 역시 아직은 ‘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콩나물국밥의 맛에 대한 불평은 분명 이유가 있다.

왜 전통맛은 실종되고 감미료에 물든 천편일률의 식감만이 입에서 맴돌까?

맛을 좌지우지하는 국물이 기본이기에 해답은 육수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식자재 비용을 줄이고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식당들이 속전속결식으로 혹은 심하게는 패스트푸드에 가깝게 가공된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먹는 너도, 만드는 나도 알지만, 서로 모르는양 외면하는 비밀 아닌 비밀이다.

그래봤자 5~6천원짜리 국밥인데 뭘 따지냐고?   


아사아삭 콩나물, 시원담백 국물맛 비결은

“육수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육수를 티백으로까지 대신하는 이놈의 인스턴트 시대를 가벼이 비웃어주기라도 하듯. 전주옥 대표 백은정씨(여.43세)의 첫 마디다. 백대표가 전하는 전주옥만의 육수제조 과정을 들어보자.

“보통 물은 볼 수 있지만 물속 영양소는 볼 수 없습니다. 우선 깨끗한 물을 항아리에 일정한 시간 동안 보관에 정화과정을 거칩니다. 그 다음 이 정화수와 함께 우리만의 육수재료를 넣고 무쇠 가마솥에 잔불로 오랫동안 끓입니다. 그러고 나서야 손님들 식탁에 마음 놓고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육수가 마음이라는 말이 허언도 과장광고식 카피도 아님에 분명하다. 백대표는 육수용 식자재 성분의 100% 공개는 어렵지만 멸치, 피문어, 새우 등 해산물과 헛개나무와 열매 같은 한약재가 들어간다는 사실만은 살짝 밝힌다. 그녀가 이렇게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드는 공정을 고집하는 것은 “콩나물만 들어간다고 다 콩나물국밥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신조에서 비롯된다.

육수에는 당연히 화학조미료(MSG)를 전혀 사용치 않는다.

전문식당이 사라져가는 시대 

육수 다음이 콩나물이다.

황토에 거른  지장수(地奬水)를 이용해 키운 뒤 중간 크기만을 선별한 새싹 콩나물이 전주옥이 자랑하는 아삭아삭한 식감을 뽐내는 콩나물 맛의 비법이다.

콩나물을 키우는 과정 또한 남다르다.  수돗물에 자동온도조절 장치에 농약과 영양비료를 투입하는 기존의 공장식 콩나물재배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비즈니스가 아니라 식재에 들이는 정성에서 거의 도를 닦는 수준이 아닌가.

전주옥의 또 다른 차이는 콩나물에서 시작해 콩나물로 끝나는 콩나물국밥 전문식당으로서의 원칙을 고집스레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백사장의 남편이자 전주옥의 프랜차이즈 브랜드화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전주옥가맹사업본부 김승곤(49세) 본부장은 “콩나물국밥 식당에서 보쌈이나 전 등 콩나물과 무관한 메뉴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좀체 이해하기 힘들다”며 “콩나물에 충실한 국밥 전문식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가운데 고객의 다양화하는 입맛에 발맞춰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청국장콩나물국밥, 소고기콩나물국밥, 콩나물국밥정식 등이 미각 다양화에 맞춰 개발된 이곳만의 메뉴들이다.


‘콩나물’발 맛바람 청도, 뉴욕 향해

전주옥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작년과 올해에 걸쳐 모두 10곳에 걸친 가맹점을 확보한데 이어 이제는 본고장인 전주에서 본점을 시발로 새롭게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가맹본부에게 반가운 소식은 가맹본부를 통해 현재 중국 청도와 미국 뉴욕발 가맹점 문의와 상담이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5월 청도지역 개점을 목표로 중국인들의 식성에 맞는 현지화 식단을 연구, 개발중에 있다는 점이다.

전주옥의 해외를 향한 날개짓은 비단 한 콩나물국밥 식당의 먼 미래의 성공담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지켜낼 전통과 올바른 원칙을 고집하면서도 변화에는 민감히 반응하는 가운데 세계시장 개척을 고민하는 지역사회 역시 전주옥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복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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