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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에 남편의 뇌졸중까지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건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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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에 남편의 뇌졸중까지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건 학업"
  • 윤가빈 기자
  • 승인 2014.10.2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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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김영숙 박사, 후배 위해 장학금 1000만원 쾌척

남편의 뇌졸중에 이어 자신의 암 발병까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석대 출신 김영숙 박사(54).

김 박사가 최근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1000만원을 우석대에 전달했다.

“대학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 혜택을 돌려주고 싶었습니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불혹이 가까울 무렵 김 박사는 우석대 조경도시디자인학과에 편입했다. 가정주부로서 시골에 꽃밭을 가꾸며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을 실현하고 싶어서다. 이후 공부에 대한 흥미가 붙자 대학 졸업 후, 내친 김에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올해 8월에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하지만 박사학위 취득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시련은 혹독했다. 학위 공부가 한창이던 4년 전 찾아온 첫 시련은 갑자기 찾아 온 남편의 뇌졸중이었다. 병간호와 가사,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쉽지 않은 나날이 시작됐다. 남편이 입원해 있는 분당과 학교를 오고가며 힘겹게 학업에 매진했다.

그로부터 2년 후,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시련은 난소암 3기 판정. 이미 말기에 가까운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암세포가 전이돼 치료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남편을 돌봐야 하는 간병인으로, 병을 치료해야 하는 환자로, 세 자녀의 엄마로, 대학원의 학생으로 1인 4역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김 박사는 조경기사, 식물보호기사, 자연생태보건기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삶에 대한 끈을 공부와 연구에서 찾았다. 약물과 방사선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학업을 이어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공부는 자신의 병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남편의 병세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호전돼 갔고, 공부에 대한 흥미는 더해갔다.

그에게 있어 공부에 대한 남다른 열정은 병마와 삶을 이겨내는 계기가 됐고, 이는 대학에서 받은 큰 혜택이었다. 그런 까닭에 지금도 공부와 학업에 매진하며 무엇인가와 싸우고 있을 후배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삶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금하고 있는 것, 공부였지 않나 싶습니다”

김 박사는 현재 연구활동을 지속하면서 전주의 한 건설회사에 소속을 두고 조경과 식재와 관련한 자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저에게 계획은 곧 두려움이죠. 제가 어떻게 계획을 세울 수 있겠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모든 일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는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며 자신의 일상을 전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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